경제·금융

고려대 캠퍼스내 맥주판매 '논란'

타이거플라자서 맥주·생맥주 팔아..'상업성' 비판

고려대(총장 어윤대)가 학교 안에서 술을 판매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고려대는 지난해 10월말 신축한 `타이거 플라자' 지하 1층에 `위하고(WE HA GO)'란 바(bar)를 오픈, 11월부터 국내산 맥주 뿐 아니라 밀러ㆍ하이네켄 등 수입맥주를3천∼5천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 곳에서는 또 생맥주를 500㏄에 2천원, 각종 안주를 1만원 내외의 가격에 학생과 교직원에게 팔고 있다. 교비 등 18억여원으로 지은 타이거플라자는 영업 시작 당시 외국계 커피체인점,패스트푸드 가게가 들어서 학생들이 "학생이 낸 돈으로 지었으면서 학생을 위한 공간은 없고, 상업성만 추구했다"며 불매운동을 벌이기도 했던 곳이다. 현재 캠퍼스 안에서 술을 파는 곳은 포항공대와 한국과학기술대 등이지만 이들학교는 학생들이 모두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다는 점이 다르고, 몇몇 학교에서도 맥주를 팔긴 하지만 기숙사 매점에 한정하고 있다. 서울대도 지난해 사범대 식당을 리모델링하면서 술 판매를 검토했다가 논란이일자 백지화했다. 이에 대해 고려대 관계자는 "(알코올 도수가 높은) 소주나 위스키라면 모를까 맥주 정도를 파는 것은 큰 문제가 되겠느냐"는 입장이다. 고려대측은 "혹시라도 있을 부작용을 막으려고 방과 후인 오후 6시∼11시까지만술을 판다"고 해명했지만, 실제로는 한낮에도 아무런 제재없이 맥주를 구입할 수 있다. 이 대학 학생들 역시 `요즘 같은 분위기에 맥주 정도는 팔아도 되지 않느냐'는 의견과 `도가 지나치다'는 찬반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2003년부터 고려대는 `막걸리 고대'를 세련되고 세계화된 `와인 고대'로 체질개선을 하겠다며 `글로벌 KU 프로젝트'를 추진해왔으나, 학교에서 외국 맥주까지 팔며상업적으로 변질하는 게 체질개선이냐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이 학교 철학과 이모씨는 "`위하고'에 한번 가봤는데 여자 종업원이 미니스커트에 몸에 달라붙는 티셔츠를 입고 일하고 있었다"며 "교내 술집은 상업주의의 극단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인문대 4학년에 다니는 조모(여)씨도 "교문을 나서기만 하면 술집이 많은데 굳이 학교측에서 나서서 술을 팔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총학생회 유지훈 집행위원장은 "어차피 강의실과는 분리된 공간이어서 학내에서술을 판매하는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며 "하지만 학생들이 필요로 하지도 않고, 가격이 비싸 학생을 위한 시설이 아닌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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