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추가 가격협상등 넘어야할 산 많아

신한지주사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사실상 낙점되면서 조흥은행 인수에 바짝 다가갔지만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높다.공적자금관리위원회의 다수 위원들은 신한측이 제시한 인수가격이 서버러스보다는 높지만 헐값매각시비를 차단하기 위해 가격을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신한지주사는 아직 확실한 자금조달방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총파업에 들어가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는 조흥은행 노조와의 불화도 부담으로 남아 있다.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신한지주사가 우선협상대상자에 조만간 선정되겠지만 협상은 이제부터"라고 말했다. ◇낙점배경과 인수가격=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산하 매각소위원회는 그동안 세차례에 걸쳐 인수희망자로부터 설명을 들었다. 신한지주와 서버러스를 비교한 결과 제시한 가격조건과 향후 경영능력면에서 신한지주가 우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위위원들은 신한측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는데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4차 회의가 열리는 26일, 또는 한번 더 회의를 열어 신한지주사를 공식적으로 선정할 가능성이 높다. 매각소위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면 바로 공자위에 상정돼 승인여부가 결론난다. 그러나 공자위 위원들은 매각가격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어윤대 매각소위 위원장은 "공자위 위원들은 대체적으로 매각가격을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헐값매각 시비를 피하려면 신한측이 제시한 안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측은 정부에 제출한 안에서 정부 보유지분 매입대금을 절반(40%)은 주당 6,150원의 현금으로, 나머지 40.4%는 1대 0.34의 비율로 환산한 지주사 주식을 지급하겠다고 밝혔었다. 또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후 실사과정에서 부실이 드러날 경우 인수가격을 최고 10% 깎을 수 있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공자위는 신한측의 이런 조건을 수정해 인수가격을 높이기 위한 작업에 이미 착수했다. 공자위의 한 위원은 "추가부실이 발생하면 인수가격을 10%까지 깎을 수 있다는 조항을 삭제해 인수가격이 떨어지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도록 했다"며 "예금보험공사를 통해 신한지주측에 이를 비공식적으로 통보했다"고 말했다. 신한측은 이 같은 공자위의 요구에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난감해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조달력이 열쇠=문제는 공자위가 어느 정도까지 가격을 올려 조흥은행 매각을 최종 승인할 것이냐 하는 점이다. 정부 일각에서는 조흥은행에 투입한 공적자금의 주당 원가 5,750원 수준은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지난 24일 종가를 기준으로 신한측이 제시한 주식교환비율과 현금 등을 계산하면 주당 인수가격은 5,470원이 된다"며 "이는 경영권 프리미엄은커녕 투입 원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공자위가 주당 매각가격을 정부 투입원가 수준으로 올린다면 신한측의 부담이 만만치 않다. 주당 100원만 올려도 조흥은행 주식 5억4,356만주(80.04%)에 대입해 현금으로 환산하면 543억원이나 된다. 정부 투입원가 수준으로 주당가격을 280원씩 올리면 인수대금은 1,520억원이나 늘어난다. 공자위가 가격을 올리면 신한지주가 자금을 조달하는 데 문제는 없을까 하는 점도 협상의 변수다. 신한지주는 자체적으로 보유한 6,000억원(자사주 3,800억원, 자체자금 2,000억원) 외에 1조원 가량의 자금을 증자를 통해 조달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증권업계의 한 애널리스트는 "자금력이 뛰어난 워버그 핀커스가 컨소시엄에 빠진 상황에서 1조원이 넘는 큰 물량을 국내외 투자자를 유치해서 조달하는 것이 쉽지않은 일"이라며 "공자위가 인수가격을 올리려 할 때 신한지주가 이를 어느 정도까지 수용할 지, 또 어떤 조달방안을 내놓을 지가 관심이다"고 말했다. ◇정치권ㆍ노조도 변수=조흥은행 노조의 강력한 반발도 간단치 않은 문제다. 노조는 신한지주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즉시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이다. 파업도 문제지만 수습된 이후에도 갈등의 골을 봉합하는데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측과 민주당 등 정치권의 입장도 변수다. 여권은 조속한 매각을 주장하는 정부와는 달리 '서둘러서 마무리짓기보다는 잡음의 소지를 없애는 게 더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내년 2월까지 시한을 못박을 필요가 없다"며 "헐값매각 시비가 나와서는 절대로 안된다"고 말했다. 김민열기자 전용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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