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5,000만원을 품어라.'
한국과 유럽ㆍ아시아의 남자 골프스타들이 거액의 상금을 놓고 한국에서 샷 대결을 펼친다.
무대는 26일부터 나흘 동안 경기 이천의 블랙스톤GC(파72ㆍ7,275야드)에서 열리는 발렌타인 챔피언십. 국내에서 개최되는 골프 대회를 통틀어 가장 많은 220만5,000유로(약 33억원)의 총상금이 걸린 빅 이벤트다. 유럽ㆍ아시아ㆍ한국 프로골프 투어가 공동 주최하는 국내 유일의 대회로 우승상금만도 무려 약 5억5,000만원이나 된다.
5회째인 이번 대회를 지켜보는 국내 팬들의 관심은 아무래도 한국 선수의 우승 여부에 쏠린다. 지난 2008년부터 치러진 네 차례 대회에서 아직 한국 선수는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 2009년 강성훈(25ㆍ신한금융)이 통차이 자이디(태국)와 연장 접전 끝에 아쉽게 준우승했고 2010년에는 노승열(21ㆍ타이틀리스트)이 5타 차 공동 4위에 만족해야 했다. 지난해에도 박상현(29ㆍ메리츠금융)과 홍순상(31ㆍSK텔레콤)이 우승을 노렸지만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에게 우승을 내주고 각각 3위와 5위에 그쳤다.
5억5,000만원의 우승상금은 특히 한국 선수에게 '잭팟'이나 다름없다.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2012시즌 개막전이기도 한 이 대회에서 상위권에 입상하면 상금왕 고지의 8부 능선에 오르게 된다. 지난해 KPGA 투어 상금왕 김경태(26ㆍ신한금융그룹)의 시즌 상금액이 4억5,177만원이었으니 발렌타인 챔피언십 우승은 사실상 상금왕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3위로 상금 약 2억2,000만원을 받은 박상현은 우승 없이도 상금랭킹 2위를 차지했다.
박상현ㆍ홍순상을 비롯해 김대현ㆍ강경남ㆍ이승호ㆍ최호성 등이 이 대회의 코리안 투어 멤버 첫 우승에 앞장을 선다. '해외파'도 거액을 놓칠 수 없다. 특히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빠른 적응력을 보이고 있는 배상문(26ㆍ캘러웨이)이 모처럼 출전하는 안방 무대에서 '우승'이란 팬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메이저 챔피언 양용은(40ㆍKB금융그룹)과 일본 투어 상금왕 출신 김경태도 우승컵을 정조준한다.
하지만 올해도 넘어야 할 세계 정상급 선수의 벽은 높다. 지난해 메이저 대회인 브리티시 오픈에서 우승한 대런 클라크(북아일랜드)가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미남 골퍼 애덤 스콧(호주)은 156명의 출전자 중 12위로 세계랭킹이 가장 높다. 2002년 한국 오픈 이후 10년 만에 방한하는 스콧은 지난해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하며 한동안의 침체에서 벗어났다. 지난해 대회에서 2위에 올랐던 유럽 투어 통산 19승의 베테랑 미겔 앙헬 히메네스(스페인), 유럽에서 통산 11승을 거둔 필드의 패셔니스타 이안 폴터(잉글랜드) 등도 강력한 우승후보다. 웨스트우드는 개인 일정 때문에 출전하지 않는다.
매일 낮 KBS와 J골프가 중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