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시중銀 '특판예금 전쟁' 과열

5대銀 상반기 판매한도 지난해 실적 넘어<br>하나, 3월이 후 무려 9兆5,000억으로 1위<br>과당경쟁 심화로 은행경영여건 악화 우려


올 상반기에 5대 은행이 판매한 특판예금 한도가 지난해 실적을 뛰어넘었다. 특히 하나은행은 지난 3월 이후 9조5,000억원 한도로 특판예금을 판매, 경쟁의 선두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에서는 주택담보대출 경쟁이 과당국면에 들어서면서 대출 재원마련을 위해 ‘특판예금’을 자주 판매한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하지만 과도한 특판예금 판매는 은행 경영여건을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25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ㆍ신한ㆍ우리ㆍ하나ㆍ외환은행 등 5개 은행이 올 들어 이달 21일까지 판매한 특판예금 한도는 13조895억원에 달해 지난해 특판예금 판매실적 11조7,441억원을 초과했다. 이중 하나은행은 3월 정상예금보다 0.4~0.6%포인트 높은 월드컵 특판예금 2조원어치를 판매한 데 이어 4월21일부터 5월19일까지 3조원 한도로 특판에 나서 2조4,000억원어치를 유치했다. 하나은행은 6월 들어 1개월 한도로 다시 5% 금리로 5조원 한도의 특판예금 판매를 재개, 21일까지 1조7,800억원어치를 빨아들였다. 씨티은행은 노사갈등으로 부진했던 영업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16일까지 5.2%의 특판예금을 판매했다. 신한은행은 지난주부터 오는 7월7일까지 3,000억원 한도로 2~3년 만기 특판예금을 판매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하나은행이 ‘주택담보대출’ 판촉을 강화하면서 대출재원이 부족하자 특판 경쟁을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하나은행이 5월에도 3조원 한도의 특판에 나섰지만 2조4,000억원어치를 판매해 목표를 채우지 못했다”면서 “이처럼 대규모 특판에 나선 것을 보면 내부적으로 말 못할 속사정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의 한 관계자는 “향후 콜금리가 0.5%포인트 정도 인상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금리가 두번 정도 올라가면 현재 판매하고 있는 예금들은 손해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항변했다. 그는 “최근 들어 대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어 이에 따른 재원마련 차원에서 특판을 실시했고 은행권의 순위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한 포석도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 전문가들은 “제살깎기식 특판전쟁은 대출전쟁과도 연관돼 있다”면서 “당국이 부동산 경기를 잡기 위해 대출규제에 나섰다면 근본적으로 특판예금도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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