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세계의 사설] 日 임금시스템변화 기류

금속노협에 가맹돼 있는 대기업 노동조합에 대한 춘계투쟁 회답이 속속 나오고 있다.베이스 업(기본임금 인상)을 요구한 자동차ㆍ전기ㆍ철강ㆍ조선중기 등 주요 4개 업종에 대해서 닛산 자동차를 제외하고 임금인상 동결이라는 회답이 나왔다. 노사 모두 고용 유지를 최우선으로 한 결과이다. 올 춘계투쟁은 최악의 실업률, 기업실적 악화 와중에 많은 기업들의 개별 노조가 임금인상을 단념했었다. 특히 사상 최고의 경상이익이 기대되고 있는 도요타 자동차가 기본임금 동결로 결말이 난 것은 베이스 업 방식 그 자체를 근저에서 무너뜨리는 결정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히타치 제작소의 경우 1년 한해 일반 사원의 임금을 평균 5% 삭감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며 노조가 수락하는 대로 임금 삭감을 단행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올 춘계투쟁은 노조의 전국조직 연합이 '베이스 업'이라는 말을 투쟁 방침으로부터 배제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대신 대다수 조합이 고용안정이나 고용유지 협정 등을 요구했다. 노동 코스트를 억제하지 않으면 국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 경영자측만 아니라 노동자측도 그것을 강하게 의식하고 있는 것이다. 경영자측을 대표한 일경련(日經聯)은 협상 초기부터 임금인상은 논외라는 방침으로 시종일관했다. 디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베이스 업을 요구한 자동차ㆍ조선 조합은 노동계 내부에서도 고립됐다. 경영자측은 국제 경쟁력 유지의 관점에서 베이스 업은 생각할 수 없다는 자세를 보였으며 그동안 일본 춘계투쟁을 사실상 리드한 도요타 자동차의 경영자측도 결국 타협하지 않았다. 지난 90년대 이후 기업이윤 중 노동 분배율은 계속 오르는 추세다. 기업의 이윤이 결과적으로 압박받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의 투자의욕을 회복시키려면 고용을 삭감하거나 임금을 내리는 등의 조정을 피할 수 없다. 경영자측은 임금 전체를 올리는 베이스 업 방식은 이미 유지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고용안정 등의 요구에 유연하게 반응하는 한편 베이스 업 동결로 보조를 맞췄던 것이다. 연공서열에 따른 임금 지급과 정기 승급을 토대로 한 베이스 업 방식의 임금 시스템은 사실상 붕괴됐다. 이것을 대체할 것은 아직 확실하지 않지만 앞으로 정기 승급을 포함한 임금 제도의 재평가가 한층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 3월 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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