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극장 수익성 악화 입장료 인상해야"

한국영화 발전 포럼<br>1조원 문화사업투자회사 대선 후보들에 건의 추진<br>日영화보다 비용 더 들어 제작비 절감 적극 나서야


올해 한국 영화 81편 중 불과 5편만 흑자를 봤을 정도로 한국 영화는 위기에 처했다. 투자자마저 영화계를 외면하고 있어 내년에도 한국 영화는 고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영화진흥위원회가 19일 주최한 '한국영화 발전 포럼'에서 투자ㆍ제작ㆍ극장업 등 국내 영화계 주요 인사들이 한국영화 선순환구조 확보 방안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영화계, 극장요금 인상 및 '1조 문화산업투자회사'시급 목소리 높여= 박경필 영상투자자협의회 회장은 "한국 영화산업은 극장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구조인데 이를 바꾸는 차원에서도 극장 입장료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며 "제작비 규모나 극장 좌석별로 가격을 차등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천남중 서울시 극장협회 부회장도 "2001년 이후 극장수는 줄었지만 스크린 수가 1,800여개로 220% 이상 증가했다"며 "극장 쪽에서 보면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됐는데 요금은 2001년 7,000원으로 오른 뒤 그대로다"고 주장했다. 실제 영진위가 이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영화의 극장 매출 비중은 83.7%로 미국(26.8%), 유럽(35.5%), 아시아(37.3%) 등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의 경우 각종 카드 할인을 받으면 영화 티켓은 DVD대여료(2,000~3,000원)보다 조금 비싼 4,000~5,000원에 불과하기 때문에 부가 판권 시장이 붕괴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특히 정부가 불법 다운로드 관행을 방치하고 있는 것도 더 큰 문제라고 패널들은 지적했다. '화려한 휴가'를 제작한 기획시대 유인택 대표는 "영화 등 문화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문화부 산하에 1조원 문화사업투자회사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 회사를 중심으로 문화산업의 메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뜻을 대선 후보들에게 건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제작비 절감 등 영화계도 변해야 = 조병식 한국 벤처투자 본부장은 "거품이 꺼져야 할 마지막 시장은 영화 제작 부문"이라며 "투자자들은 돈을 다 잃고 배가 고픈데 영화 산업 중 일부는 그렇지 않다. 이제 그들도 같이 구조조정에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많은 영화인들은 100만명의 관객을 동원, 손익분기점(BEP)을 넘길 수 있는 영화가 많이 제작돼야 한다는데 동의한다. 오기민 아이필름 대표는 "우리는 평균 제작비가 35억원 정도로 잡는데 일본의 경우 대략 25억원이 들어간다"며 "시장이 우리보다 6배나 더 큰 일본보다도 우리가 더 비용을 많이 쓰는 게 문제"라며 제작비 절감이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최건용 롯데 엔터테인먼트 상무는 "우리 영화가 관객들의 빠른 선호도 변화를 따라잡지 못했다"며 "한국 영화의 해외 진출도 대폭 줄었는데 스릴러나 로맨틱 코미디 등 웰 메이드 영화로 해외 시장에서 다시 승부를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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