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배우는 최고 영화는 밋밋

안젤리나 졸리·조니 뎁 '투어리스트… 차태현 '헬로우 고스트'<br>"기대 너무 컸나" 실망 섞인 평가 이어져


배우는 반짝반짝 빛나는데 영화는 어쩐지 늘어진다. 안젤리나 졸리와 조니 뎁이 뭉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투어리스트'와 '과속스캔들(2008)'로 800만 관객을 모은 차태현 주연의 코미디'헬로우 고스트'는 주연 배우의 이름만으로도 기대가 높아지는 작품이기에 실망도 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질 좋은 재료로 만든 밋밋한 요리=지난주 개봉한 영화 '투어리스트'는 개봉일까지 시사회도하지 않은 채 꽁꽁 숨겨두었다. 영화계에서는 "영화에 자신이 없어서 개봉일까지 영화를 공개하지 않는 것"이라는 추측이 나돌았다. 미국에서도 시사회를 많이 열지 않아 언론 리뷰가 드물었다. 그나마 나온 리뷰 중에는 "최고급 샴페인인 줄 알았는데 어젯밤 마시다 만 싸구려 스파클링 와인이었다"(할리우드 리포터) 같은 혹평이 주류를 이뤘다. 영화는 '타인의 삶'으로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헨켈 폰 도너스마르크 감독이 소피 마르소 주연의 프랑스 영화 '안소니 짐머'를 리메이크한 것이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매혹적인 여인 엘리제(안젤리나 졸리)가 인터폴에 쫓기는 자신의 연인을 보호하기 위해 그와 비슷하게 생긴 여행자 프랭크(조니 뎁)에게 접근해 수사를 따돌린다는 내용이다. 이 과정에서 프랭크와 엘리제는 사랑에 빠지고 영화는 이탈리아 베니스를 배경으로 전개된다. 첩보물 같은 외양과 달리 액션 신은 드물고 머리싸움도 치열하지 않다. 다만 안젤리나 졸리는 최근 어떤 영화에서보다도 아름답고 허술한 캐릭터의 조니 뎁도 여전히 매력적이다. 개봉하자마자 국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비결도 두 주연배우에 대한 기대 덕분일 터. 영화사의 '베일' 홍보 전략이 먹힌 셈이다. ◇반전을 위해 희생한 2시간='헬로우 고스트'는 시나리오만으로 일주일만에 투자사의 투자 결정이 완료됐을 정도로 시나리오의 힘이 강력한 것으로 회자됐다. 게다가'과속스캔들'로 기대 이상의 대박 흥행을 했던 차태현이 주연을 맡고 고창석, 이문수, 장영남 등 '명품 조연'들이 대거 합류했다. 영화는 자살 시도에 번번이 실패하는 상만(차태현)에게 네 명의 귀신이 따라붙어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았다. 술만 마시는 할아버지, 하루 종일 우는 아줌마, 담배 피는 골초 아저씨, 단 것을 밝히는 어린아이 등 각각의 귀신들은 소원을 들어주면 떠나겠다고 말한다. 영화는 코미디를 표방하지만 시사회에서 공개된 영화는 가슴 뭉클한 가족 드라마에 가까웠다. 귀신에게 빙의된 모습을 보여주며 1인 5역을 해내는 차태현의 연기도 좋고 각기 특색을 살린 조연들도 제 몫을 해냈지만 이를 웃음으로 이끌어내지 못한 연출 탓이었다. 마지막 10분 동안 관객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며 눈물을 쏟아낼 강력한 반전이 숨어 있긴 하다. 하지만 반전에 이르는 과정까지는 지루할 정도로 밋밋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22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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