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8월 26일] '녹색성장'과 원자력발전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5일 건국60주년 경축사에서 새로운 60년의 국가 비전으로 환경보전과 경제성장의 상생을 추구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인 ‘저탄소 녹색성장’을 제시했다. 또한 정부는 이 대통령 주재로 열릴 예정인 ‘국가에너지위원회’에서 원전 건설을 포함한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을 최종 확정해야 한다. 지속 가능한 경제발전을 위한 에너지 해외의존도 개선과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탄소감축 의무 이행 차원에서도 화석연료 비중을 낮추는 대신 기술에너지인 원자력발전 비중을 늘리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 되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에 따르면 (타 발전원과 CO2 배출량 비교시) 온실가스 배출이 거의 없는 친환경에너지의 대표주자인 원자력발전으로 국내에 운전 중인 20기의 원전은 화력발전에서 나올 수 있는 1억톤의 CO2를 줄일 수 있다. 또한 2007년 우리나라 전력거래통계에 의하면 원자력발전의 판매단가는 중유의 32%, 무연탄의 60%, 풍력의 48% 수준으로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자원빈국인 우리나라의 경우 신고유가시대와 온실가스감축 환경에 대응하고,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전원공급기반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공급안정성이 높고 경제적이면서 온실가스 배출도 거의 없어 안전하고 깨끗한 원자력발전의 역할을 보다 적극적으로 확대해 지속 가능한 경제발전과 에너지안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필자는 기후변화에 대한 효과적 방안으로 세계적 관심을 끌고 있는 원자력 긍정론과 관련해 청와대와 정부, 그리고 원자력발전사업자가 분명하게 인식하고 해법을 찾아야 하는 핵심사항이 무엇인지와 함께 국가에너지위원회의 임무를 적시해본다. 첫째, 신규 원전 부지 확보다. 원자력발전소가 들어선 인근지역에 부지를 추가로 매입함은 물론 수명이 다한 화력발전소 부지를 매입하고 전력수요가 많은 대도시 인근지역에 소규모로 땅을 확보해야 하겠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책상 위의 생각으로 현실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을 수 있다. 둘째, 막대한 건설비용 확보다. 재원의 원천은 전력판매이익금이기 때문에 전기요금을 일정 수준 이상 올려야 하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아니면 원자력발전회사를 주식시장에 상장하거나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도 있겠다. 하지만 원전 20기를 운영해 일년에 2,000억~3,000억원에 불과한 낮은 순이익을 내는 회사의 주식이 시장에서 제값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셋째, 원자력에 대한 긍정적 여론 확대다. 원자력정책과 이미지에 큰 피해를 입힌 영광 무뇌에서 경험했듯이 일부 시민단체가 보건과 환경문제에 대한 국민적 경각심을 일깨운다는 명분으로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출처불명의 자료에 기초해 위험을 과장하고 무분별한 행동으로 언론에 부정적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노출시킴으로써 과도한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게 했다. 어디서 입수했는지 알기 어려운 무뇌아나 기형가축의 사진이 시골 장마당을 한바퀴 돌고 나면 10대 여학생들까지 나서서 격렬한 반대시위를 벌이던 20여년 세월의 상처를 최근의 광우병 파동에서 그대로 다시 본 것처럼 원자력발전에 대한 여론이 순식간에 돌아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음을 유의해야 한다. 참고로 미국은 보건과 환경에 관련된 보도의 경우 ‘위해성 보도 준칙(Risk Communication Guideline)’에 근거해 그 위험성과 관련해 보도가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충분히 분석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넷째, 원자력발전에 대한 지지를 얻어내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겠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국가와 국민경제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우리 동네에는 안된다’며 반대하는 지역주민과 ‘내 재임기간 동안에는 안된다’는 중앙 및 지방자치단체 공무원과 지역구 의원들, 그리고 ‘오로지 에덴동산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환경보호주의자들의 마음을 열어가는 일이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2007년 가을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원전의 필요성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에너지 수입의존도 97%, 세계 5대 원유 수입국인 한국은 포스트석유 시대를 대비하는 세계 경제의 패러다임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국가에너지위원회의 주된 임무는 에너지문제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핵 비확산적 청정 원자력기술 개발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방안의 제시이다. 필자는 원전 건설을 포함한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의 최종 확정을 위한 ‘국가에너지위원회’ 위원들의 역할과 혜안에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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