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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노르망디와 바그다드
입력2004.06.07 16:21:33
수정
2004.06.07 16:21:33
| 국제부 최윤석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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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쟁과 2차 세계 대전을 비교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노르망디 상륙작전 6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유럽으로 출국하기 하루 전 공군사관학교에서 행한 연설이 계기가 됐다. 이 자리에서 부시 대통령은 “나치의 독재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켜낸 2차 대전과 오늘날 테러 전쟁의 목적은 같은 것”이라며 이라크 전쟁의 정당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바그다드와 노르망디. 둘을 서로 비교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지만 비교 자체가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는 분노도 많다.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직접 참가했던 병사들 가운데 상당수가 이런 분노를 터뜨린다. 노병 아트 워드로가 대표적인 예다. 당시 24살의 나이로 참전했던 워드로는 최근 슈피겔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라크 전쟁은 무엇을 위한 것인가”라고 반문한 후 “이라크 전쟁을 2차 대전과 비교하는 것은 노르망디 작전에 대한 모욕”이라고까지 했다.
뉴욕타임스 역시 지난 6일자 사설에서 ‘인간의 자유 수호’라는 노르망디 작전의 분명한 명분을 이라크 전쟁에서는 찾기가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둘 사이에 공통점이 있다면 무수한 젊은이들이 희생됐다는 사실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도 두 사건의 비교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입장을 분명히 표시했다.
부시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는 의견도 물론 많다. 워싱턴포스트의 컬럼니스트 짐 호글랜드는 “노르망디 상륙작전이 나치로부터 유럽의 자유를 되찾은 사건으로 오늘날 이해되듯 이라크전도 결국 같은 방식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록 현재 빚어지는 혼돈 때문에 이런 일을 상상하기조차 힘들지라도 혼돈이 정돈되면 ‘미군의 점령’이 아니라 ‘이라크인의 자유’가 더욱 빛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래서 이라크 임시정부 총리 이야드 알라위가 전후 프랑스 재건의 아버지 샤를 드골과 비유되기도 한다.
특정 사건을 그 시대에서 평가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당대에는 하찮은 것으로 취급됐지만 후대에 와서 역사의 한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특히 이라크 상황은 아직 재건 절차가 끝나지 않은 현재 진행형이기에 더욱 그렇다.
후대 역사가 과연 부시 대통령과 드와이트 데이비드 아이젠하워 장군을 같은 대열에 올려 놓을지 정말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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