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세상 깜짝 놀랄 일

한국축구는 대약진의 단계를 훌쩍 넘어 기적을 보여주었다고들 한다. 분명 대단한 일이며 신비스럽기까지 하다. 모두가 논평가가 되어 한 마디씩 하고들 있다. 식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그저 축구는 축구일 뿐 일상으로 돌아갈 것인가, 아니면 어떤 새로운 변화와 자극의 징후로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대통령과 기업인들은 이번 기회를 경제 재도약의 계기로 삼자고 다짐했지만 좀 진부한 느낌이다. 내가 주목하는 것은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겠다"는 메시지다. 결과가 이렇게 화려하지 못했다면 아마 허풍 과장 과대망상 정도로 세간의 야유와 비난을 받았을 소리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런 과대망상(?)이 변화와 발전을 가져오는 게 아닌가 싶다. 흔히들 "만화가 현실이 되고 있다"는 말들을 흔히 쓴다. 우리가 40년대 혹은 50년대의 관객으로 돌아가 오늘의 현장들을 스크린 위에서 바라보고 있다면 가히 공상영화의 수준 일 법하다. 상식적 추정은 축구열풍을 일으킬 것이라는 데 모아진다. 영웅도 되고 돈도 모으니 부모세대들도 관심을 갖게 되고 어린 세대들도 공 굴리기에 열을 올릴 것이라고들 말한다. 그야 단순한 반응이다. 약진이 아니라 기적의 수준이라면 '세상 놀라게 할 일'은 그 정도로는 요건 미달이다. 더 크고 더 생산적이며 더 큰 감동이 있어야 한다. 기술의 세계에서는 지금 '세상 깜짝 놀라게 할'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비즈니스 위크지에 소개된 것들 한 두 가지만 보면 이렇다. 바이오인터액티브 물질( Biointeractive Materials). 사람 동물 곡물의 표면에 장착하거나 피부에 넣을 수 있는 소형 생체인식기다. 과학과 산업 발전이 융합되어 참으로 놀라운 장면을 연출할 것이란다. 이것을 이용한 섬유소재로 만든 옷을 입은 사람은 컴퓨터센터와 연결되어 건강 상태를 언제라도 점검할 수가 있게 된다. 생물연료 작물(Biofuel production plants). 석유 연료를 유전자 조작으로 재배한 곡물로부터 추출된 연료로 대체하겠다는 개념이다. 문제의 배기가스도 줄일 수 있고 오일 쇼크도 영원히 사라지게 된다. 그야말로 '천지개벽할' 놀라운 일들이다. 진정으로 세상 놀라게 할 일들이 여기 저기서 싹을 틔우고 있다. 그건 미국이나 독일의 전매특허가 아니라는 생각을 대-한민국 사람들이 하기 시작하면 어떻게 될까. 상상력의 빈곤으로부터 해방을 선언하는 깃발을 흔드는 것 같다. 냉정 이성 자제를 촉구하기도 하지만 이 정도의 지적 흥분은 해 볼만하지 않을까. 손광식(언론인)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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