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채권금리 하락 주범은 외국인


최근들어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 인상의 속도조절에 나선 이후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가 급증하면서 채권 금리를 끌어내리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6일 현재 외국인의 국내채권 보유잔액은 77조1,286억원으로 5월 들어 6,800억원이 늘어났다. 외국인 보유잔액은 지난해 11월22일 81조2,171원으로 사상최대치를 기록한 후 지난 2월 한때 72조9,200억원까지 내려갔다가 최근 다시 증가하고 있다. 국내 채권시장에 외국인의 자금이 밀려들면서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채권금리는 하락하고 있다. 3년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17일 현재 3.62%로 이달들어 0.15%포인트가 하락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해 7월부터 올 3월까지 네 번에 걸쳐 기준금리를 2.0%에서 3.0%로 인상했고 올해 하반기에도 0.50%포인트 추가 가능성이 있지만 시장금리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오히려 외국인의 투자 추이와 더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도 이날 대한상공회의소 최고경영책임자(CEO) 대상 조찬간담회에서 “우리나라 장기금리가 안 오르는 것은 해외자본의 영향”이라고 진단했다. 외국인의 채권투자가 이렇게 늘어나고 있는 것은 기본적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한데다 시장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내 채권시장의 수익률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좋다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경제상황은 선진국과 비슷하게 안정된 상태에서 금리는 신흥국의 메리트가 있는 것이다. 앞으로 원화강세가 예상되는 점도 외국인 투자를 부채질하고 있다. 증권사 한 채권관계자는 “금융시장이 글로벌화되면서 한 국가의 통화정책이 시장에 잘 먹혀 들지 않고 있다”며 “채권시장에 풍부한 매수수요가 있어 당분간 금리가 크게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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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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