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만점'도 '0점'도 없는 수능성적

예년 수능성적 발표 때 또 하나의 관심사는 원점수 총점으로 만점자 또는 전과목 `0점'이 몇 명이냐는 것. 2003~2004학년도에는 원점수 총점으로 만점자가 없었다. 올해에는 수능시험이 비교적 쉽게 출제돼 원점수 만점자가 몇명 있는 것으로 학원가는 파악하고 있지만 수능성적표에 원점수가 아예 기재되지 않기 때문에 그 의미는 전혀 없다. 게다가 이들이 모두 수리 및 탐구, 제2외국어/한문에서 같은 선택과목을 고르지않았을 가능성이 많아 표준점수를 단순히 합친 총점도 달라지고 일부 경우에는 원점수 만점을 받고도 다른 선택과목에서 1문항을 틀린 수험생보다도 표준점수의 총점이낮아질 수도 있다. 또한 시험에 응시해 백지를 내거나 정답을 이리저리 비켜가 모든 과목에서 원점수로 `0점'을 받았더라도 표준점수의 총점이 `0점'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선택과목에 따라 표준점수의 총점이 달라지는 다소 황당한 결과도 생긴다. 채점위원장인 박성익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는 14일 자신이 선택한 영역 및 과목에서 모두 원점수로 만점을 받은 수험생의 숫자를 묻는 질문에 "(원점수로든 표준점수로든) 영역별 성적을 모두 더하는 채점은 안한다"고 말했다. 원점수 만점자가 없는 영역 또는 선택과목에 대해서는 "제2외국어와 직업탐구에일부 만점자가 없는 과목이 있었고, 나머지는 최고 표준점수를 받은 수험생을 원점수 만점자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언어의 경우 표준점수 최고점인 135점이 남학생 1천56명, 여학생 841명등 1천897명에 달하는 것을 볼 때 이들이 모두 원점수로 만점을 받았다고 추정할 수있는 것. 언어 원점수 만점자가 2003학년도 1명, 2004학년도 6명에 그쳤던 점을 감안하면올해에는 그 숫자가 엄청나게 늘어 전체 응시자(56만7천950명)의 0.33%에 달하게 된셈이다. 수리 `가'형은 남학생 357명, 여학생 125명 등 482명이 모든 문항을 다 풀어 표준점수로 141점을 받았으며 `나'형은 이보다 훨씬 많은 남학생 913명, 여학생 477명등 1천390명이 모든 문항을 해결해 표준점수로 150점을 획득했다. 외국어 만점자 1천498명도 표준점수 139점을 받아 언어, 수리, 외국어 만점자가대체로 비슷한 숫자를 보였다. 탐구영역은 원점수 만점자가 말 그대로 들쭉날쭉이다. 윤리는 17만9천697명의 응시자 가운데 남학생 1만3천161명, 여학생 1만8천48명등 3만1천209명(17.37%)이 만점이어서 표준점수로 61점을 받았으나 사회문화는 22만9천100명의 응시자 가운데 남학생 1천216명, 여학생 1천454명 등 2천670명(1.17%)만만점이어서 표준점수로 68점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 2003학년도에 17명이었고 지난해에는 영역별 점수만 공개해 그 숫자를 알 수 없었던 총점 `0점자'는 올해에도 역시 파악하기 어렵다. 또 원점수 만점이 표준점수로 만점이 되기 어렵듯이 원점수 `0점'이 표준점수로`0점'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영역별로 표준점수 최하점이 원점수로 `0점'이라는 것을 추정할 수는 있다. 언어에서 표준점수 최하점은 24점으로 남학생 49명과 여학생 26명 등 75명이 받았으며 수리 `가'형은 15명이 55점, 수리 `나'형은 463명이 68점, 외국어는 69명이46점을 받았는데 각 영역에서 가장 낮은 표준점수였다. 사회탐구의 최하점은 7점(한국지리)~28점(세계사), 과학탐구는 16점(화학Ⅰ.지구과학Ⅰ)~27점(화학Ⅱ.지구과학Ⅱ)으로 편차가 꽤 컸다. 결국 모든 과목에서 원점수로 `0점'을 받았더라도 표준점수의 총점까지 `0점'이되는 게 아닐 뿐더러 선택과목에 따라 표준점수 총점이 달라지는 것. 따라서 교육부가 부정행위자의 성적을 `0점' 처리하지 않고 시험 자체를 무효로처리하는 이유도 이들이 적지 않은 표준점수를 받아 지원자가 미달되는 대학에 응시할 수 있는 기회를 봉쇄하겠다는 뜻도 담겨 있는 셈이다. (서울=연합뉴스) 강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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