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수출기업 환가료 급등에 한숨만

외화조달 금리 올라 은행들 최고 2.0%P 올려<br>신규 외화대출·만기 연장도 사실상 중단상태


달러화 부족으로 기업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만기가 돌아온 외화대출을 연장해주면 그나마 다행이다. 가까스로 한숨을 내쉬게 된다. 하지만 그걸로 끝나는 게 아니다. 만기는 연장되더라도 종전보다 훨씬 높은 금리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더욱이 원ㆍ달러 환율마저 계속 상승 커브를 그리고 있다. 가만히 앉아서 외화대출 상환 부담이 늘어나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기업의 수익성이 나빠지는 것은 물론 실물경제도 상당한 충격에 시달릴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기업, 환가료 급등에 ‘패닉’=경기도에 있는 한 염색업체는 요즘 애가 탄다. 원자재를 수입하기 위해 은행에서 달러대출을 받았지만 최근 환율 폭등과 금리 상승으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게다가 수출환어음의 매입수수료(환가료)도 큰 폭으로 올라 회사 경영에 적잖은 부담을 주고 있다. 수출업체가 은행에 1억달러의 수출환어음 매입을 요청하면 은행은 수출대금 1억달러를 미리 지급하는 대가로 일정액의 매입수수료를 받는다. 은행 입장에서는 일종의 단기외화대출인 셈이다. 최근 외화조달금리가 폭등하면서 ‘무하자매입(Clean)’ 환가료(90일물 기준)는 이달 초 5.71%에서 지난 26일에는 6.57%까지 치솟았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환가료율을 1.0~2.0%포인트 인상했다. 일부 은행들은 최근 신용공여기간이 90일을 초과하는 장기수출환이나 외상수출건에 대해 매입을 원칙적으로 중단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는 3개월 이상의 수출환어음 등은 사들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신규 외화대출이나 추가연장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서를 받아와도 외화 신규 대출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은행권, “조달비용 급등으로 대출금리 인상 불가피”=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은행이 1개월짜리 외화자금을 빌리려면 리보에 2.0%포인트 이상의 가산금리를 얹어줘야 한다. 스와프시장에서 달러를 구하는 것도 조달비용을 감안할 때 쉬운 게 아니다. 24일 원ㆍ달러 스와프시장에서 한 달짜리 달러스와프금리는 리보에 10.0%포인트를 더 얹어줘야 했다. 외화 기업어음(CP) 발행도 마찬가지다. 은행들이 발행을 시도하고 있지만 차입은커녕 갚는 것 자체도 쉽지 않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크레디트라인이 완전히 막힌 것은 아니지만 조달금리가 너무 많이 올라 대출금리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출관리 계속 강화할 듯=은행들은 외화대출을 비롯한 기업여신 전반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외화대출 억제 공문을 전영업점에 전달하고 올해 말까지 중소기업대출 증가 규모를 상반기보다 축소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에는 보다 높은 금리를 적용하는 한편 신규 대출이나 만기 연장에 대해서도 금리를 더 높일 수 있도록 내부지침을 마련했다. 우리은행은 9월1일부터 중소기업대출에 대한 영업점장 전결금리를 0.2%포인트 낮추는 방식으로 금리를 인상했다. 하나은행은 이달부터 중소기업에 대한 만기 1년짜리 운전자금대출의 고정금리를 1월 말보다 1.1%포인트 올렸다. 외환은행은 건별 100만달러 이상을 대출할 경우 본사의 대출심사조건과 무관하게 자금부와 협의하도록 했다. 수출환어음 매입도 건별 1,000만달러 상당액일 경우 본점 자금부에 알리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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