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실무접촉에서 우리 측은 권경상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을 비롯해 정기영 조직위 국제본부장, 김영일 조직위 자문위원 등 3명이 참석했다. 북측은 수석대표인 손광호 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 겸 서기장과 장수명·고정철 등 3명이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양측은 오전 전체회의에 이어 오후에 수석대표 간 실무접촉을 이어가며 장시간 의제를 조율했다. 이날 회담에서는 북측 선수단 및 응원단의 규모, 이동 방식, 응원 방식, 숙소, 체류비 문제 등이 주로 논의됐다. 특히 북측 선수단 체류비용 부담 문제와 관련해 북측이 지원을 요구, 서로 간에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인천아시안게임 참가국 스스로가 체류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은 또 남북 선수단 공동입장과 공동응원단 구성, 일부 종목에서의 단일팀 구성 등도 주요 의제로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우리 측은 북한이 4차 핵실험 위협을 비롯, 추가 미사일 발사 등으로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상황에서 이 같은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은 또 아시안게임 참가 조건으로 다음달 진행될 한미연합 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중단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측 수석대표인 권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판문점으로 출발 전 기자들과 만나 "이번 실무접촉은 북한 선수단 및 응원단의 인천아시안게임 참가에 따른 실무적인 제반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자리"라며 "인천아시안게임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차분하고 성실한 자세로 이번 실무접촉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인천아시안게임에 참여할 북한 선수단이 여객선 만경봉호를 통해 남측으로 이동하기를 원할 경우 이를 수용할 방침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이 국제경기인 아시안게임에 참여하는 것은 국제 규정에 따라서 우리 정부가 받아들인 것"이라며 "만경봉호가 오는 것은 5·24 조치와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북한이 만경봉호를 타고 인천에 오면 5·24 조치 이후 북한 선박이 남측에 온 첫 사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5·24 조치는 남북 간 인적 및 물적 교류를 금지하고 있어 북한 선박의 우리 해역 운항도 금지항목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