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기름값 안정 투트랙 전략으로

[소리없는 해고자 고유가] ■ 정부 대책은<br>알뜰주유소 늘려 마진축소… 정유사 독과점 구도 해체… 업체간 가격경쟁 유도<br>쿠폰 등 유류세 환급은 단기대책으로 추진할 듯


정부의 기름값 안정대책이 투트랙 전략으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 유류세 환급카드를 통해 서민 등을 지원하는 단기 전략과 기름값의 거품을 유통구조 개선을 통해 근원적으로 해소하는 중장기 전략이 그것이다.

이는 주요 원유생산국들의 정치적 불안 등으로 국제유가 불안이 장기화될 것으로 우려되는 만큼 쓸 수 있는 모든 정책수단을 내놓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물가ㆍ에너지당국이 알뜰주유소 전환사업자를 지원하기 위해 기금을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도 구조적 해결책 모색의 일환이다. 최근 정부 주도로 전국에 371곳의 알뜰주유소를 신설해보니 기름값 마진의 거품이 빠지고 있는 것을 체감했다는 게 기획재정부의 분석이다.


실제로 관계당국의 모니터링 결과 지난 2010년과 2011년에 각각 평균 153원과 154원으로 요지부동이던 기름값 마진(정유사 및 주유소 마진 합산 기준)이 올해 2월 넷째 주 현재 평균 131원까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같은 마진 하락은 정유사보다는 주유소 측의 협조 때문이라는 게 물가당국자들의 설명이다. 정유사 마진은 올해 들어서도 거의 변함없지만 주유소 마진은 20% 가까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관련기사



알뜰주유소란 석유공사나 농협이 대규모 구매력을 내세워 정유사로부터 비교적 저렴하게 납품 받은 기름을 공급 받는 사업자들이어서 그만큼 마진을 낮춰 소비자에게 혜택을 줄 수 있다.

정부는 아울러 정유사 간 사실상의 독과점 구도를 해체함으로써 해당 마진을 낮출 방침이다. 이를 위해 주유소가 자신이 간판을 내건 브랜드의 정유사가 아닌 타 정유사의 기름도 최대 20%까지 공급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주유소-정유사 간 기본계약서' 초안을 마련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는 이른바 주유소의 기름 혼합판매를 허용하기 위한 차원인데 정유사들은 각각의 주유소에 자신의 기름을 납품하기 위해 그만큼 더 가격경쟁을 하게 돼 마진 하락이 기대된다.

정부가 추진 중인 또 다른 카드는 유류세 환급이다. 기름값 인상 여파로 유류세가 당초 기대치보다 더 걷힌 만큼 이를 취약계층 지원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인 환급방법으로는 환급전용카드나 쿠폰을 지급하는 방안, 환급액을 직접 현금으로 지급하는 방안, 탄력세율 인하 등을 통해 아예 유류세를 덜 걷는 방안 등이 다각도로 고려되고 있다. 다만 2008년 정부가 제한적으로 실시했던 유류세 환급카드 발급으로도 3조원대에 이르는 재원이 소모됐던 만큼 이번에도 지원대상을 지나치게 넓힐 수는 없다는 게 정부의 고민이다.

민병권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