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발표되고 있는 미국 기업들의 지난 1·4분기 성적표가 기대 이상으로 좋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아시아 위기 여파와 브라질 레알화 절하에도 불구하고, 미국 기업들의 순이익 증가는 장기 호황과 뉴욕 증시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뉴욕 증시의 다우존스 지수는 기업 순이익 호조에 힘입어 55.50 포인트(0.54%) 상승, 1만395.01에 마감함으로써 올들어 13번째 최고치를 기록했다.
세계 최대 컴퓨터칩 메이커인 인텔은 지난 분기 순이익이 19억9,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의 12억7,000만 달러보다 57%나 성장했다. 매출은 71억 달러로 전년동기 60억 달러에 비해 18% 증가했다. 인텔의 1분기 주당 순이익은 57센트로 월가 전문가들의 기대치인 55센트를 넘어섰다.
나스닥 증시의 최대 상장사인 인텔의 영업이익 호조는 전날 최대 컴퓨터 메이커인 컴팩사의 부진한 결과에도 불구, 미국 컴퓨터 산업이 건재함을 의미하며, 동시에 하이테크주의 상승을 예고하고 있다.
또 무선전화 및 컴퓨터칩 제조업체인 모토롤라는 지난 분기 순이익이 1억7,100만 달러로 전년 동기의 1억4,200억 달러보다 20%, 매출은 72억3,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의 68억9,000만 달러보다 4.9% 각각 증가했다. 주당 순이익은 28센트로 월가의 기대치 24센트를 훨씬 웃돌았다.
모토롤라는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인 1만5,000명의 직원을 정리해고하고, 판매 전략을 강화하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가운데 경기호황의 덕을 본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미국 최대 증권사인 메릴린치사는 1분기 순이익 6억900만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18% 증가했고, 주당 순이익은 1.44달러로 월가 기대치 1.23달러를 넘어섰다. 미국 5위의 증권사인 페인웨버사는 지난 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33.8% 늘어난 1억6,060만 달러로 회사 창립 119년만에 최고 이익을 냈고, 주당 순이익이 기대치 77센트를 훨씬 능가한 1.01 달러를 기록했다.
골드만 삭스, 베어스턴스, 살로만 스미스바니 등 투자회사들도 주식 및 채권거래 증가, 폭발적인 상장 및 채권 발행에 힘입어 올들어 3개월 동안 기대 이상의 이익을 보였다. /뉴욕=김인영 특파원 IN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