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외경제연 「아·태경제의 과제와 밴쿠버 APEC정상회의」심포

◎아태정책협의체·협력기금 설립을/금융위기 방지위해 정보·경험 교환/경제위상 강화 APEC 최대활용해야지난 89년 6개국으로 출범한 아태경제협력각료회의(APEC)가 오는 24일과 25일 캐나다 밴쿠버에서의 5차 정상회의를 앞두고 있다. 이번 5차 회의에선 주로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각국 협력방안과 아울러 인프라 개발 및 환경을 고려한 지속성장, 부문별 조기 자유화 등이 다뤄질 예정이다. 특히 최근 동남아시아에서의 금융위기를 비롯, 우리나라도 대기업 부도와 금융기관 부실채권 확대로 외환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금융위기에 대한 국제협력방안을 마련하는 이번 정상회의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도 큰 의의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17일 호텔신라에서 「아·태경제의 과제와 밴쿠버 APEC 정상회의」라는 주제의 심포지엄을 개최, 이번 정상회의에서 다뤄질 주요 의제와 그에 대한 우리 입장을 검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11월 정상회의에서 논의될 아시아 금융위기 관련 국제협력방안은 크게 세가지다. ▲위기의 사전 방지를 위해 각국의 경제정책운용과 금융개혁, 금융감독에 대한 정보와 경험의 상호교환 ▲APEC재무장관회의를 활성화, 정책 조화와 협력의 강화 ▲지역협력기금을 설립하여 위기발생국가를 지원, 금융위기 파급을 차단하는 것 등이다. APEC의 비공식 자문기구인 전문가패널은 올해 정상회담에서 APEC회원국의 외환위기에 대한 특별기금 조성에 대해 논의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APEC 회원국 정부 및 중앙은행 서로간에 우호적 압력을 가해 금융위기를 사전에 방지하는 한편 회원국에서 발생한 금융위기는 APEC내 재원을 통한 지원으로 조기진화시킨다는 취지이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권재중 KIEP연구위원과 조윤제 서강대 교수는 「아시아 금융위기와 국제협력과제」라는 주제발표에서 『APEC내 금융위기 발생 및 확산 방지를 위한 정책협의체 설립과 특별기금 상설은 금융 및 외환시장 안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이는 한반도 남북통일에 대비한 기금 역할도 할 것』이라며 『우리도 이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APEC 회원인 개도국들이 우리보다 자본자유화가 심도있게 진전됐고 또한 경험이 많아 이들과의 정보교환과 정책협의를 강화하는 것이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매우 바람직한 것으로 판단된다. 또 역내 국가들이 정책협의과정을 통해 우리나라의 경제정책을 이해하게 되면 OECD나 WTO 등 다자간 논의에서도 유리한 입장에 놓이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OECD와 WTO 등 국제기구에서 상당수준의 자유화조치를 약속한 우리나라로서는 APEC내에서 추가적인 자유화부담도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지역협력기금 참여는 위기에 대한 보험적 의미로 볼때 원칙적으로 필요한 것이므로 우리나라도 참여하는 방향으로 검토돼야 한다. 그러나 지원대상과 규모, 우리의 잠재적 수혜규모 등이 신중히 고려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권연구위원과 조교수는 『우리 경제가 비상시 받을 수혜규모에 비해 타국에 대한 지나친 지원을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특히 새로운 기금 조성에 따른 도덕적 해이를 유발하지 않기 위해 기금 사용을 IMF 정책권고에 연계시키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것을 제시했다. 지난 8년간 APEC은 아시아태평양지역의 경제협력을 목표로 상당한 성과를 올려왔음에도 불구, 여러 해결과제를 안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부문별로 무역자유화 분야에서는 상대적으로 많은 진전이 있었던 반면 경제·기술협력분야에선 선진국들의 소극적인 자세로 인해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고 평가되고 있다. 무역자유화분야에서도 미국 등은 APEC의 신뢰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날 「밴쿠버APEC정상회의의 의의와 우리의 입장」이라는 주제발표에 나선 양수길 KIEP원장은 『한국은 무역과 투자 자유화가 추진된 이후에도 APEC외교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고 있으며 경제개발협력부문에서도 참신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진단, 『APEC은 현재 한국이 참여하는 유일한 지역협력체인 만큼 우리 경제의 위상 강화를 위해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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