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19세기 파리의 바람둥이 욕망·쾌락·애증의 말로는…

[새영화] 미스트리스<br>카트린느 브레야 감독 솔직·대담한 표현


19세기 파리의 상류사회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흔히 소설과 영화 속에는 우아한 귀부인이 중국산 고급 찻잔에 레몬을 띄워 홍차를 마시는 모습으로 묘사된다. 또는 경쾌한 선율에 젊고 아름다운 귀족 연인들이 손을 맞잡고 왈츠를 추는 것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작품들에는 왠지 사람의 땀 냄새가 배여 있지 않은 것처럼 느껴진다. 오히려 상류사회의 퇴폐적인 욕망과 쾌락을 다룬 작품이 더 솔직하고 인간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개인적인 취향일까. 욕망은 채우려 할수록 더 멀어지고 쾌락은 고통을 동반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가 좀더 설득력 있게 다가오기 때문은 아닐는지. 프랑스의 여성 감독으로 인간의 육체적 갈망과 성에 대해 솔직하고 대담한 표현으로 논쟁을 일으키는 카트린느 브레야의 ‘미스트리스(mistressㆍ18세 관람)’가 31일 개봉한다. 우리말로 정부(情婦)라는 뜻인 영화는 부르주아 문학의 대표 작가인 바르베 도르비이의 원작 소설을 스크린에 옮긴 것. 소설 역시 1865년 출간 당시 파격적인 내용으로 유럽사회에 반향을 일으켰다. 이야기의 배경은 1835년 숱한 스캔들과 치정이 난무하는 프랑스 파리의 상류사회다. 사교계의 바람둥이 마리니는 수려한 외모와 말솜씨로 여성들 사이에 인기를 독차지 한다. 연상의 귀부인을 유혹해 사랑의 노예로 만드는가 하면 귀족 가문의 요조숙녀의 마음까지 빼앗는다. 하지만 마리니는 오랜 방황을 끝내고 귀족 가문의 에르망갸드와 결혼한다. 행복도 잠시 뿐, 10년 동안 애증 관계를 맺어온 스페인 무희 벨리니와의 관계를 결국 청산하지 못한다. 마리니와 벨리니 그리고 에르망갸드는 상대방을 고통 속에 빠뜨리며 절망한다. 서로를 증오하면서도 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들은 결국 어떤 운명을 선택할까. ‘로망스’ ‘팻 걸’ 등으로 국내 관객에게 충격적인 영상을 선사했던 감독은 이번에는 절제된 화면으로 한층 부드러워졌다. 지난해 프랑스 칸 영화제 공식경쟁부문에 출품됐던 작품이다. 다만, 단순히 ‘눈요기 거리’를 기대한 관객이라면 어쩌면 졸음이 쏟아질지도 모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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