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꼬리를 무는 인간 군상의 제각각 사랑법

[공연화제] 갈매기

꼬리를 무는 인간 군상의 제각각 사랑법 [공연화제] 갈매기 인간의 일상적인 삶 속에 존재하는 갈등과 사랑을 그린 안톤 체홉의 연극 ‘갈매기’가 정동극장에서 오는 31일까지 무대에 오른다. 19세기 말 모스크바 근교 쏘린의 영지. 젊은 작가지망생 꼬스챠는 젊고 순진무구한 처녀 니나를 사랑하지만, 니나는 그의 어머니 아르까지나의 정부인 소설가 뜨리고린을 사랑한다. 뜨리고린은 젊고 순진한 니나에게 매력을 느끼지만 진실성 없이 한낮 스쳐 지나가는 놀이감으로 여긴다. 영지에 사는 또 다른 처녀는 마샤는 꼬스챠를 짝사랑하고 초등학교 선생인 메드베젠코는 마샤를 짝사랑한다. 결국 니나가 파멸하게 되고 꼬스챠는 그러한 니나의 모습을 보고 자살하고 만다. 이렇듯 갈매기의 등장인물들은 마치 일렬 종대로 서 앞 사람을 사랑하고 관심을 끌기 위해 애를 쓰는 듯 한 모습이다. 즐겁고 자유롭고자 하는 성격인 여배우 아르까지나, 이상을 실현하고자 하는 그의 아들 꼬스챠, 낭만적이고 순수한 니나, 소박하고 우유부단한 소설가 뜨리고린 등 갈매기의 등장인물들에서 우리 이웃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꿈과 희망을 안고 살지만 표현방법은 제 각각이다. 모두가 이기적이고 자기의 삶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서로 미워하고 갈등하며 상처를 받기도 하지만 사랑하고 화해하며 같이 살아간다. 인생에는 정답이 없다. 서로 다른 가치관으로 꿈과 열정을 실현시키기 위해 저마다의 방법으로 노력해 가는 과정일 뿐이다. 체홉의 갈매기는 우리들에게 묻는다. 우리 모두가 혹시 갈매기는 아닐까. 갈매기의 비극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타인에 대한 배려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달관의 경지를 받아들이는 것이라는 답을 제시한다. 체홉 서거 100주년 기념 공연인 이번 작품은 러시아 국립 쉐프킨 연극대 출신인 연출가 전훈의 구어체 대사와 사실적인 표현으로 100년간의 진지하고 무겁고 심각했던 갈매기의 분위기와 달리 경쾌하고 빠른 진행을 맛 볼 수 있다. 송옥숙, 김인권, 조민기, 김호정 등 TV, 영화 연극 각 분야에서 우리들에게 익히 알려진 개성있는 연기자들의 연기대결도 볼 만 하다. (02)751-1500 장선화 기자 india@sed.co.kr 입력시간 : 2004-10-07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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