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본격화되는 '은행 大戰'에서 이기려면

제일은행이 영국계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B)에 매각된 것은 ‘은행대전’이 본격화된 것을 뜻한다. 세계 제1위의 미국 시티은행이 한미은행을 인수한데 이어 아시아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SCB의 제일은행 매입을 계기로 외국 금융기관의 한국진출은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제일은행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신 홍콩상하이은행(HSBC)은 물론 세계적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등도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그동안 국내 은행들끼리 제한된 경쟁을 해온 국내 은행들은 이젠 세계 금융시장에서 실력 을 발휘해온 세계 일류 은행들과 좁은 국내시장을 놓고 다투어야 한다. 외한은행과 제일은행이 외국인 손으로 넘어간 후 오르기 시작한 외국계 은행의 시장 점유율은 이미 21.8%까지 치솟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제금융시장에서 검증을 거친 선진 마케팅기법으로 무장한 외국계 은행과의 한판승부는 버거운 싸움이 될 수밖에 없다. 설상가상으로 종합자산관리계좌가 허용되는 증권사는 물론 방카슈랑스 2단계 실시를 앞둔 보험사와의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순이익이 사상최고를 기록했다고 조금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실에 안주했다간 도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내 은행들은 외국계 은행의 진출로 인한 금융권의 판도변화에 대비 구조개혁 등을 단행하고 있지만 아직 미흡한 실정이다. 지금 국내은행에 요구되는 것은 경쟁력 있는 은행만 살아 남을 수 있다는 도전적인 자세다. 예대마진위주의 소극적인 경영으로는 살아 남을 수 없다. 국내은행의 텃밭이라고 할 소매금융까지 위협 받고 있는 현 위기를 극복하려면 금융그룹화나 금융지주회사로의 전환 등을 통해 싸움에 견딜 수 있는 몸집을 갖춘 후 고객의 구미에 맞는 마케팅기법을 개발하는 등 내실을 다져야 한다. 그런 후 해외시장 개척도 도전해 볼만하다. 위기는 바로 기회란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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