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굿디자인 상품전] 인체공학.감성 조화 디자인 봇물

「환경친화·인체공학은 기본, 이제는 감성디자인의 시대」산업자원부가 주최하고 산업디자인진흥원(KIDP,원장 노장우)이 주관해 최근 일반인에게 선보인 상품중 가장 뛰어난 디자인제품을 선정하는 「99 우수산업디자인(GD:GOOD DESIGN) 상품전」이 16일 오전 10시30분 서울 혜화동 KIDP전시장에서 개최된다. 올해로 15회째를 맞는 이번 GD상품전은 대통령상을 수상한 LG전자 초대형냉장고 「디오스」등 24점의 수상작이 선보이게 된다. 올해 GD전의 가장 큰 특징은 외관상의 아름다움과 인체공학적 디자인은 물론, 소비자의 감성까지 고려한 제품들이 많이 출품됐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우수상을 받은 애경산업 「센서블 샴푸」는 통을 잡았을 때 손바닥이 닫는 부분을 돌기모양으로 만들어 표현해 사용자로 하여금 상큼한 감촉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또 라미화장품의 남성용 기초화장품 「지오우모」의 경우 삼각원통모양과 강한 톤의 색상을 결합시켜 개성이 강한 남성의 이미지를 연출했다. 조형적인 측면에서 타제품과의 차별성을 강조해 독특하게 디자인한 제품이 많았고 특히 재료와 컬러, 그래픽등의 수준은 선진국에 비해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해 수상작들이 대부분 화려하고 다양한 외형을 선보인 반면 올해 출품작 대부분이 단순하고 실용성을 강조한 것도 중요한 변화다. 올들어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소비자이 제품을 선택할 때도 화려함보다는 실리적인 측면을 선호하고 있다는 판단때문이다. 따라서 제품의 디자인도 복잡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선을 최대한 자제하는 등 단순화된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색의 선택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나 원색과 같은 화려한 색상보다는 은은하고 자연스런 색감이 주로 사용됐다. 신소재를 사용하거나 기존의 소재에 인테리어감각을 최대한 살려 마치 전혀 새로운 재질로 보이게 하는 등 가격을 최대한 낮춰 소비자의 낮아진 눈높이에 적응시키려는 시도도 예년에 비해 훨씬 많아졌다. 또 인간공학과 감성공학을 조화시켜 사용자의 만족감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실용적인 디자인이 돋보인다. 이번에 대통령상을 받은 LG전자의 「디오스」는 튼튼함과 기능적인 면에서, 총리상을 수상한 한샘의 「인텔리전트 키친」이 사용자의 편안함과 경제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은 이때문이다. 거의 모든 상품들이 환경친화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어 현대 디자인의 흐름이 소비자의 삶의 질 향상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하나의 경향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중소기업의 디자인수준이 예년에 비해 눈에 띠게 향상됐다는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특히 예년에는 대기업과 중소업체간의 수상비율이 6:4, 또는 7:3 정도로 대기업이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했지만 올해는 수상작 24건중 절반이 훨씬 넘는 14건을 중소업체가 차지할 정도로 수준이 높아졌다. KIDP의 관계자는 『중소기업이 디자인의 중요성에 대해 눈을 뜨면서 그수준이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성장해 대기업에 버금갈 정도』라고 설명하고 『최근에는 경기가 회복됨에 따라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디자인을 통해 구현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올해는 총 419점이 출품돼 지난해에 비해 20%가량 느는 등 참여율이 예년의 수준을 되찾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흐름을 보면 그동안 지속적인 강세를 보여왔던 전기전자기기류가 17개사 51개 제품만이 참가해 지난해보다 저조한 실적을 보인 반면, 가구류에서 20개 업체 53개 제품이나 선보이는 등 높은 참여도를 보였고 디자인적인 측면에서도 대대적인 약진을 보였다. 분야별로 보면 레포츠, 취미용품에서는 실용적인 측면을 강조한 제품들이 많았고 전기전자제품은 사용자 중심의 인간공학적인 디자인이 두드러졌다. 통신기기의 경우에는 컴퓨터와 핸드폰이 대거 출품돼 행정사무의 원활한 활동을 배려한 것이 주목된다. 운송부문에서는 완성도 높은 승용차가 많았고 산업기계류는 성격상 조형성보다는 기능성 위주로 디자인한 제품들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반면 포장분야에서는 출품작 대다수가 화장품과 생활용품등 지극히 일부품목에만 치우치고 있어 아쉬움으로 남는다. 전문가들은 소비자가 제품을 가장 먼저 접하는 것이 포장인 만큼 고정관념을 깬 보다 다양한 분야에서의 혁신적인 포장 디자인 개발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25일까지 10일간 일반인에게 공개될 이번 GD상품전은 실물 전시와 함께인터넷 홈페이지상에서도 사이버 전시회(DESIGN_DB.KIDP.OR.KR)를 개최한다. 전시기관과 관계없이 누구나 전시회와 관련된 최신의 정보를 얻을 수 있고 국내 디자인경향과 산업디자인 발전사에 대한 자료를 얻을 수도 있다. GD마크제도는 전세계적으로 17개국가에서 유사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지난 85년에 처음 도입됐다. /송영규 기자 SK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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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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