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펀드 투자 "한국이 좁다, 해외로 가자"

中이어 중남미 급부상…일부 年70%대 수익률<br>분산투자 차원서 자산 20%정도 3년이상 투자를<br>수익의 15.4%과세·환율변동 따른 위험 감안해야



“한국이 좁다, 해외로 나가자.” 국내 증시를 뜨겁게 달궜던 ‘펀드 열풍’이 이제는 해외로 번져나가고 있다. 올들어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갇히면서 펀드 수익률도 부진하게 나타나자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이는 해외 증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하나 둘 ‘토종’ 해외투자 펀드를 선보이면서 멀게만 느껴지던 해외펀드가 투자자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전세계 금융시장에서 국내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1~2%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볼 때 해외펀드 투자를 통해 훨씬 다양한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투자의 기본 원칙이 ‘분산투자’인 만큼 해외펀드는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할 수 있는 좋은 투자수단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막상 해외펀드에 가입하려고 하면 방대한 종류 때문에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 지 엄두가 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 국내 펀드와 달리 투자이익에 대해 15.4%의 세금을 내야 한다는 점과 환율변동에 따른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해외펀드는 분산투자의 한 방법= 해외펀드 투자 역시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않는다’는 분산투자 개념에서 접근해야 한다. 지금까지 국내 증시에만 투자했다면 분산투자 차원에서 일부분을 해외로 옮겨본다는 생각을 가져한다는 것. 전문가들은 전체 금융자산의 20% 정도의 수준에서 최소 3년 이상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투자금액과 기간을 정했다면 투자할 지역을 고른다. 어느 지역이나 국가가 장기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으며 높은 투자성과를 올릴 수 있을지 따져봐야 한다. 금속이나 부동산, 천연자원 등 특정 섹터를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국내 주식시장과 상관관계가 낮은 지역이나 섹터를 고른다면 분산투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펀드와 해외 섹터펀드에 함께 투자하는 것이 분산효과가 클 것으로 조사됐다. ◇운용주체 토종이냐 외국계냐= 같은 지역에 투자하는 해외펀드라도 운용주체에 따라 투자성과는 천차만별이 될 수 있다. 운용주체가 국내 운용사라면 ‘해외 역내(onshore)펀드’가 되며 해외 운용사가 운용하는 것은 ‘해외 역외(offshore)펀드’가 된다. 두 상품의 가장 큰 차이점은 환리스크 노출 여부다. 역내펀드의 경우 국내 운용사가 국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자금을 모아 해외에 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에 운용사가 자체적으로 환헤지(리스크회피)를 한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환율변동에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 반면 역외펀드는 투자지역의 통화로 환전해 가입해야 하며 수익률도 해당 통화로 계산되기 때문에 환율변동에 따른 위험이 존재한다. 이에 따라 펀드 가입시 환헤지 여부를 투자자가 선택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다. 반면 역외펀드는 오랜 경험을 자랑하는 유수의 해외 운용사들이 담당하며, 펀드의 종류도 매우 다양하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국내 운용사들이 해외 역외펀드 중 수익률이 우수한 펀드들을 선별해 ‘펀드 오브 펀드(재간접투자펀다)’ 형태로 운용하는 상품들도 안정적인 수익률을 자랑한다. 반면 국내 운용사들이 직접 투자하는 경우 경험이 부족한 만큼 현지 투자자문사 등에 의존해야 하고 상품 종류도 많지 않다. 투자지역 및 펀드에 대한 정보제공 측면에서는 국내 운용사가 한발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해외 운용사들은 영문 자료를 요약 번역하는 등 정보가 부실한 경우가 많은 반면 국내 운용사들은 꼼꼼하고 상세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친디아 이어 일본ㆍ중남미 부상=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과 인도(친디아) 투자펀드들이 높은 수익률을 올리며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다. 또 부활의 기지개를 펴고 있는 일본과 동유럽시장, 라틴아메리카 등도 투자유망 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1년간 수익률 상위 해외펀드를 살펴보면 역외펀드의 경우 라틴 아메리카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눈에 띈다. ‘슈로더 ISF 라틴아메리카 A Acc’의 경우 79.61%의 수익률을 올렸으며 피델리티, 메릴린치 등이 운용하는 라틴 아메리카 투자펀드들도 70%가 넘는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또 인도, 유럽 이머징마켓 등에 투자하는 펀드들의 수익률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운용사들이 운용하는 ‘역내펀드’의 경우 대한투자신탁운용의 ‘골드&와이즈브릭스해외재간접K-1’이 42.29%의 수익률을 거뒀고 PCA의 ‘PCA뉴실크로드재간접I-1’, 신한BNP파리바의 ‘봉쥬르차이나주식1’등의 투자성과가 좋았다. 특히 수익률 상위 10개 종목의 절반이 펀드 오브 펀드 상품이었으며 나머지 절반은 직접투자 형태로 나타나 국내 운용사들의 직접투자 성과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ㆍ세금 따져봐야= 국내 펀드는 주식매매에 따른 성과에는 과세하지 않는 반면 해외펀드는 전체 수익의 15.4%를 과세하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국내 펀드와 해외 펀드가 똑 같은 수익률을 올렸다고 해도 과세 여부에 따라 해외 펀드가 불리할 수 있다. 또 역외펀드에 투자할 경우 환율변동에 따른 위험 회피도 고려해야 할 사안이다. 환율이 유리하게 작용하면 환차익을 거둘 수도 있지만 환차손으로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선물환 계약을 하는 것이 좋다. 펀드 환매 시기를 정해놓고 이 때의 환율을 가입시점이나 특정시점에 고정하는 것이다. 단 펀드 수익에 대해서는 선물환 계약이 안된다. 또 펀드 가입시 원화를 외화로 바꿀 때 환율 우대를 적극적으로 이용해 판매 은행이나 증권사에 매매기준율 수준으로 환전해줄 것을 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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