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현대차, 값 인하 카드로 맞대응

기아차에 점유율 역전… 수입차 업계 전방위 압박<br>제네시스 최대 500만원·그랜저 140만원 내려


기아자동차와 수입 자동차 업계의 전방위적인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현대자동차가 차 값 인하 카드를 내세워 맞대응에 나섰다. 이는 아우 기아차에 점유율을 역전당하는가 하면 가격인하 공세를 퍼붓는 수입차에 고객을 빼앗기고 있는 데 따른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잇따라 차 값을 내리며 고객을 확보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그랜저 24주년 기념 모델을 출시하면서 럭셔리 모델과 럭셔리 스마트 팩 모델을 100만~111만원 인하했다. 일부 사양을 추가한 것을 포함하면 가격인하 효과가 최대 140만원에 이른다. 앞서 지난달 말 후륜구동 세단 제네시스 2011년형을 출시하면서 가격을 최대 500만원까지 내렸다. 이 같은 조치는 제네시스가 현대차의 자존심을 건 럭셔리 세단인데다 2012년 제네시스 후속 출시까지 상당 기간을 앞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출시와 함께 가격을 올려 논란이 됐던 신형 쏘나타는 K5와 르노삼성의 뉴SM5가 추격해오자 44만원(속도감응형 전동식 파워스티어링, 클러스터 이오나이저) 상당의 편의사양이 추가 장착된 월드컵 스페셜 에디션을 출시하면서 가격을 오히려 떨어뜨렸다. 이는 국내 경쟁업체들의 경쟁 모델을 의식한 것은 물론 수입차로의 고객이탈을 막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급락하는 내수점유율 회복이 급선무라고 판단한 것이다. 국토해양부와 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승용차 내수시장(국산차+수입차)에서 지난해 50%안팎에 달했던 현대차 점유율은 지난 1월 41.0%를 기점으로 떨어지더니 지난달 33.1%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기아차는 1월 29.6%를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올라 지난달 34.8%로 역대 최대치를 달성하며 현대차를 뛰어넘었다. 이 가운데 수입차 점유율은 5월 사상 최초로 8%를 돌파, 무서운 기세로 내수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한때 월 판매량이 1만대 이상이던 그랜저는 지난달 2,358대 팔리는 데 그치며 2005년 5월 출시 후 최저치를 기록, 4개월 연속 기아차 신형 K7에 케이오(KO)당했다. 제네시스 역시 2월 2,000대 이하로 떨어지는 등 갈수록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나 BMW 5시리즈에 고객을 빼앗기고 있다. 심지어 1월 포드코리아는 신형 토러스를 출시하며 제네시스 고객을 잡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차가 가격조정에 나선 상황에서 내수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업체들 간 가격경쟁이 본격화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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