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경제 성장이 마침내 중국을 앞질러 아시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국에 이어 세계 경제 성장의 성장축 이 인도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음을 수치로서 확인해주는 의미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 같은 인도 경제의 빠른 성장세가 국제원자재난의 또 다른 진원(震源)지로서 부상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성장잠재력 중국 능가=
지난해 10~12월 인도의 국민총생산(GDP)는 전년 동기대비 10.4%나 성장해전체 경제규모가 5,47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인도가 GDP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1996년 이후 최고치이며 같은 기간 중국의 성장률 9.9%를 뛰어 넘는 수치다. 분야별로는 농업과 서비스업 분야가 각각 16.9%, 9% 성장했고 제조업은 7.4%의 성장률을 보였다.
인도가 시장경제 개혁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올라선다면 그 잠재력은 중국을 능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ABN암로의 아시아지역 수석전략가인 에디 왕은 “중국의 경제 사이클이 고점에 위치해 있는 반면 인도는 아직 견조한 성장세에 놓여있다”며 향후 몇 년 내에 인도가 중국보다 더 나은 경제 구조를 갖출 것으로 내다봤다.
◇제2의 원자재 블랙홀 우려도=
인도의 고성장세는 세계 원자재시장의 ‘블랙홀’로 작용하고 있는 중국과 함께 국제 원자재 수급상황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중국의 경기 부흥으로 인해 철강, 알루미늄, 대두 등 상품가격이 급등했듯 인도의 경제 성장도 같은 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
블룸버그 통신의 앤디 무커지 칼럼리스트는 “인도 경제의 성장 뒤에서 웃 음 지을 사람은 호주ㆍ브라질ㆍ인도네시아지역 광산 및 농장주들”이라며개혁ㆍ개방이 지속된다면 “앞으로 인도가 제2의 중국이 될 가능성이 충분 하다”고 분석했다.
인도는 중국을 모방해 14개의 경제특구를 설치하고 수입관세를 1992년 150%에서 올해20%로 낮추는 등 개방경제 체제를 갖춰가고 있다. 또 인도 통화인 루피화의 달러대비 가치가 지난 12개월간 9%나 상승해 구매력까지 증 가하는 추세다.
인구 10억의 인도가 본격적인 지역 개발에 나설 경우 중국 못지 않은 원자 재 소비 대국으로서 국제 원자재 부족난을 한층 악화시킬 수도 있는 상황이다.김병기기자 bk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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