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 실업률 경제회복 ‘복병’

실업이 회복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미 경제 최대의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3일 미국의 6월 중 실업률이 당초 예상치를 뛰어넘는 9.4%로 9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전문가들은 `고(高)실업` 문제가 미국 경제 회복을 가로막는 최대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지난 달 미 증시가 상승세를 타면서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지만 이 기간 중에도 미국 기업들은 약 3만개의 일자리를 없앤 것으로 집계됐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집권한 지난 2001년 1월 이후를 기준으로 할 경우 200만개가 넘는 일자리가 사라졌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는 부시 대통령이 대공황 시기의 후버 대통령 이후 처음으로 집권 기간동안 일자리수가 줄어든 대통령이라는 오명을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4일 보도했다. 미국 경제는 2년전 리세션(침체)의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으며, 현재 회복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업률은 앞으로도 계속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경기 회복 사이클에 따르면 현재의 단계에서는 실업률이 하락하기 시작하는 것이 정상. 그러나 올 하반기 실업률이 계속 오른 뒤 내년에도 고실업 상태가 유지될 것이라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뱅크오브 아메리카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미키 래비는 “미국의 인력시장은 매년 1%가량 늘고 있다”며 “실업률이 안정되기 위해서는 125만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재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대규모의 신규 고용을 창출할만큼 빠르지 않다는 게 고용전망을 어둡게 보는 이들의 지적이다. 일부에서는 오랜 불황으로 구직 의사를 잃어버린 사람들과 임시직으로 근근히 생활하는 사람들을 포함할 경우 실업률은 9.7%까지 오를 것이라고 주장한다. 경제 전문사이트 CNN 머니는 장기 실업자들이 많아 27주동안 지급되는 실업연금이 동이 난 사람들도 190만명에 달하고 있다며 실업자들이 지고 있는 경제적 고통은 1972년래 최대 수준이라고 전했다. 존 핸콕 파이낸셜 서비스의 빌 체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은 경제가 추진력을 얻기 전까지는 신규 고용이나 투자를 꺼린다고 지적하고 고용시장 악화야말로 미국 경제의 가장 큰 불안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코노미 닷컴의 마르크 잔디 이코노미스트도 “고용을 창출하지 못하는 경제는 결코 성장할 수 없다”며 “실업률 증가가 하반기 경기 회복할 것이라는 일부 낙관론자들의 기대를 꺾어놓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윤혜경기자 ligh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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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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