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한미 FTA 발효 세계가 주시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15일 0시에 발효된다.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과 직통 무역고속도로가 뚫린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지난해 7월 발효된 유럽연합(EU)을 비롯한 여러 나라와의 FTA로 세계시장의 60%가 넘는 경제영토를 확보했다.

지난 몇년간의 산고를 생각하면 한미 FTA 발효는 감개무량한 일이지만 앞으로 그 과실을 키우고 따기 위한 산적한 과제들을 떠올리면 다시 전율이 인다. 자유무역협정은 자체가 성공의 보증수표가 아니며 자칫 화를 부를 수 있다. 상호 개방의 대상이 다름아닌 세계 최강국가임을 간과하면 안 된다.


우선 초기에 한미 FTA에 따른 국내시장 시스템을 조성하는 것이 긴요하다. 이를 위한 정책적 과제들을 입체적으로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국민이 미국산 제품 가격인하를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시장을 유도하는 일도 중요하다. 국민이 FTA 효과를 실감해야 만사가 든든해진다. 포도주ㆍ자동차ㆍ식음료 분야에서 최근 가격인하 경쟁이 시작된 것은 고무적이다. 개방효과를 가로막는 복잡한 유통구조와 각종 규제 등 비효율적 시스템들도 하루빨리 개선해나가야 한다. 민관이 조화를 이루면서 제조업과 같은 비교우위 분야의 성과를 극대화하고 농업 등 취약 부문의 피해를 최소화할 때 긍정적 효과가 극대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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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는 해외로 나간 우리 기업들을 다시 불러들이는 데 좋은 기회이다. 세제와 산업입지 등 강력한 지원책이 나오면 돌아올 기업들이 늘어날 것이다. KOTRA가 지난달 중국에 공장을 둔 한국 중소기업들을 조사하니 6.8%가 한국으로 이전할 의사가 있다고 한다. 외국에 나간 기업의 U턴을 촉진하기 위해 이전비용의 20%를 세금으로 깎아주려는 미국의 세제개편은 참고할 만하다.

여전히 뜨거운 감자인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관련 조항들도 기업과 시장의 현실적 관점에서 철저히 검증해 필요하다면 미국과의 개선협상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 원산지 인정 여부도 한반도의 특수한 사정을 감안하면 우리 입장을 관철시키지 못할 이유가 없다.

또 한번의 기회가 열렸다. 글로벌 무역허브 국가로 등장한 한국의 도전을 세계가 주시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경제, 나아가 정치ㆍ사회 등 각 분야의 선진화를 앞당기는 계기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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