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6월 25일] 치킨 업체들의 '원산지 표시 고민'

"지금까지 국내산으로 알았던 소비자들에게는 충격일 수 있겠죠." 일부 치킨 전문점들이 요즘 울상을 짓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가 오는 8월5일부터 전국 모든 음식점에서 사용하는 식재료의 원산지 표시를 의무화하면서 여기에 배달용 치킨도 포함됐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수입산과 국산 닭을 함께 팔면서 원산지가 모두 국내산인 것처럼 판매해오던 일부 치킨 전문점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대부분의 국내 치킨 전문점들은 국산 닭을 재료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뼈 없는 순살' 제품은 수입산인 경우가 상당수다. 원가가 저렴한데다가 외관상으로 국산인지 수입산인지 구별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뼈 없는 닭의 경우 손이 많이 가고 원가도 더 비싸다 보니 남미에서 수입한 저렴한 닭을 많이 쓰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는 통계치로도 입증된다. 한국육류유통수출입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국내에 수입된 닭 3만4,456톤 가운데 1만2,430톤이 브라질에서 온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 가슴ㆍ다리ㆍ날개 등 부분육 형태로 들어온 것이다. 이처럼 많은 양이 수입됐지만 소비자들은 좀처럼 외국산 닭이라는 표시를 찾아볼 수 없었는데 이제 그 이유가 밝혀진 것이다. 수입산을 국산처럼 판매해온 업체들은 제품 포장 비용도 추가로 부담하게 됐다. 현재 사용하는 포장지 외에 수입산이라고 표기한 포장지를 별도로 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부 업체들은 수입산 표기방식을 어떻게 할지를 놓고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수입산을 국산인 것처럼 교묘히 속여 영업해오던 치킨업체들은 자의든 타의든 지금까지 편법으로 영업해왔던 것을 이실직고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을 맞은 것이다. 정부가 통제하기 전에 정직하게 영업했더라면 이처럼 고민에 빠질 일도 없었을 것이다. 정직이 최선의 방책이라는 생각이 다시 드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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