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장 유연화 정책에 반발하는 프랑스 학생들과 노동계가 잇따라 시위를 벌이면서 대규모 파업까지 예고하며 정부를 세차게압박하고 있다.
28일 전국적인 파업이 선언된 가운데 학생들은 21일에 센강 좌안의 라탱 구역에서 시위를 벌인데 이어 23일에도 거리로 나선다.
이날 라탱 구역에서는 최소 5천여명이 거리로 나와 반발 대상인 최초고용계약(CPE) 철회를 외쳤다. 뤽상부르 공원에서는 수백명이 경찰에 돌과 빈 병을 던졌다.
반면 팡테온 밖에서는 시위와 학교 폐쇄에 반대하는 학생 300여명이 모여 "이만하면 충분하다"며 시위 중단을 요구했다.
남동부의 한 법원은 그르노블 시내 학교의 폐쇄를 중지하라고 명령하면서 관내3개 대학을 점거하는 학생들에 대해 하루 벌금 50유로씩을 부과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대학 수십곳이 폐쇄된 가운데 고등학생들의 시위 참여가 늘고 있다. 학생 단체UNIL은 전국의 4개 고교중 1개 꼴로 전면 또는 부분 폐쇄됐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소요 사태의 진원지인 파리 북쪽 교외에서도 폭력 사태 우려가 높아지는가운데 드랑시와 라 쿠르뇌브 등에서 방화와 학생-경찰 충돌이 있었다.
파리 남부 에손에서는 고등학생 400여명이 돌을 던지자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해산했다.
이런 가운데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가 CPE 조항 완화 용의를 표명하며 타협에나섰다.
그는 청년 실업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어떤 점이 개선될 수 있는지 알아보자며 협상 테이블로 모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빌팽 총리는 집권당인 대중운동연합(UMP) 의원들과도 만나 대책을 논의했다.
각료들 사이에서는 26세 미만 직원을 채용한뒤 최초 2년간은 사유 설명없이 해고할 수 있게 허용한 CPE 내용중 기간을 줄이고 설명의 의무를 부과하는 쪽으로 양보하는 방안들이 언급되고 있다.
빌팽 총리는 이미 의회에서 통과된 CPE법을 시행하되 보완책을 찾자고 주장해왔으나 학생들과 노동계는 CPE를 우선 철회하고 대화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지난 18일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 과정에서 중상을 입은 한 노조원은 여전히 혼수 상태에 빠져 있어 이번 사태의 새로운 변수로 등장했다.
한편 28일 전국 파업과 시위에는 공공 부문 근로자들이 대거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사실상 무기한 진행되는 성격의 '총파업'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르 피가로는 노동계가 28일 파업을 '시위,파업,업무 중지의 날' '행동의 날'로부르며 '총파업'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봉기에 가까운 예외적인상황에 대처하는 무기로 '총파업'을 남겨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엄밀한 의미의 총파업은 극히 드물게 벌어지는 일이라며 1936년, 1944년, 1978년 세 차례 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