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발자취] 알란 팀블릭

반평생 한국서 지낸 '準한국인'… 외국인 첫 외자유치 기관단장

알란 팀블릭 KOTRA 인베스트코리아 단장은 거의 반평생을 한국에서 지낸 ‘준(準)한국인’이다. 지난 43년 영국에서 태어난 그는 현지에서 킹스스쿨과 옥스퍼드대학 등 명문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캔사스대학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를 받은 고급두뇌다. 그런 그가 한국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77년 당시 그가 10년째 몸담던 바클레이은행에서 서울지점장으로 발령을 내면서부터다. 이후 95년까지 그는 이 은행의 한국지점 부대표와 대표를 역임하면서 금융을 비롯한 우리 경제 전반에 대해 깊은 이해를 갖게 됐다. 이후에도 그는 외국계 투자회사인 한국 암롭인터내셔널(AMROP International) 전무와 콘ㆍ페리인터내셔널(Korn/Ferry International) 대표, 한국마스타카드인터내셔널 대표 등을 역임하며 국내 금융계에서 역량을 발휘했다. 더구나 그는 93~95년과 2002~2003년에 걸쳐 두 차례나 주한영국상공회의소 회장을 역임하며 재계 관련 인사들과 인맥을 쌓기도 했다. 그가 KOTRA의 외국인투자유치전담기구인 인베스트코리아에 수석부사장급 단장으로 영입된 것은 2003년 12월 초였다. 어쩌면 팀블릭의 그간 인생역정은 한국의 외국투자유치기관장을 맡기 위한 인연이었는지도 모른다. 외국인으로서 그만큼 한국을 잘 알면서 또한 금융ㆍ투자 관련 지식을 갖춘 전문가를 찾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팀블릭 단장도 외국인으로서는 국내 첫 외자유치기관장을 맡았다는 것에 대단한 자긍심을 갖고 있다. 또 취임 이후 지난 1년여간 그는 대내외 누구도 이견을 달지 못할 만큼 열심히 뛰었다. 해외투자가를 만나야 하는 업무의 특성상 불가피한 것이기도 하지만 그는 지난 한해 64회나 비행기에 올랐다. 잦은 해외출장으로 인한 건강상의 부담조차도 “잠만 자면 다 낫는다”고 여유 있게 넘겨버리는 그의 모습에선 재작년에 환갑을 치렀다고 믿기 힘든 젊은 열정이 충만하다. 하지만 그가 인베스트코리아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었던 것은 단순히 업무능력이 뛰어나서만이 아니다. 우리나라 사람보다 더 한국적인 친화력이야말로 기관장으로서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내뿜는 내공의 원천이다. 한국여성과 결혼해 아들 셋을 둔 그는 직원들 사이에서 ‘Y담’의 대가로 통할 만큼 유머가 풍부하다. 또 아직도 소주 한병 정도는 거뜬하게 소화할 만큼 한국음식문화 수용에 적극적이고 직원들에게 수시로 한국말로 대화를 건다. ‘옆집 아저씨 같지만 업무의 순간에는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는 승부사.’ 팀블릭 단장에 대한 직원들의 평가다. ◇약력 ▦43년 영국 출생 ▦영국 킹스스쿨ㆍ옥스퍼드대학(역사학ㆍ농경제학) 졸업, 미국 캔사스대학 대학원 졸업(경제학 석사), 스위스IMD 국제경영과정 수료 ▦68~95년 바클레이은행 근무(77~95년 한국지점 부대표 및 대표 역임) ▦95~97년 한국 암롭인터내셔널 대표 ▦2000~2001년 한국 마스타카드인터내셔널 대표 ▦93~95년 및 2002~2003년 주한영국상공회의소 회장 ▦2003년 한국 데일카네기 연수원 전무 ▦2003년 인베스트코리아 단장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