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남권의 교통체증을 시원하게 뚫어줄 강남순환고속도로가 이달 중 본격 착공에 들어가 인근지역 부동산시장이 주목된다. 도로교통으로는 강남권과 단절돼 있다시피 했던 이들 지역에 획기적인 강남 연결로가 생기게 되면 강남이 30분 거리로 다기오기 때문이다. 16일 서울시와 업계에 따르면 시는 금천구 시흥동에서 서울대 앞을 거쳐 서초구 우면동을 잇는 12.4㎞ 길이의 강남순환고속도로 1단계 구간을 이달 중이나 늦어도 다음달에는 착공할 예정이다. 이 도로가 오는 2013년 개통되면 올림픽대로ㆍ남부순환도로 등을 통해 1시간30분 이상 걸리는 출퇴근 시간이 30분 이내로 줄어든다. 2단계로 서부간선도로 지하구간이 뚫려 1단계 구간과 연결될 경우 성산대교에서 강남까지 논스톱으로 닿을 수 있다. 물론 개통까지는 상당기간이 소요되는데다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극심한 거래가뭄에 시달리고 있어 당장의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도로개통의 수혜 지역에서 기대감만큼은 충만한 상태다. 특히 1단계 구간의 출발점인 소하JCT 근처의 금천구 시흥동이나 안양시 석수동 일대는 개통이 다가올수록 큰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반기는 모습이다. 광명 소하ㆍ하안동 등 서부간선도로에 인접한 지역들도 강남과의 물리적 거리가 한층 가까워질 것으로 기대한다. 석수동 GS자이공인 관계자는 “장기적 투자가치도 내다보는 실수요자들은 강남순환도로나 신안선선 전철 등 교통개선 재료에 관심이 많다”며 “시장이 워낙 침체 상태라서 그렇지 분위기는 나쁘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차종에 따라 2,000~4,000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통행료가 부담스럽긴 하지만 가까운 길을 놔두고 굳이 막히는 먼 길을 이용할 사람은 없다는 게 지역 주민들의 반응이다. 광명시 철산동에 사는 권수진(36)씨는 “강남에 갈 때 올림픽대로나 남부순환로를 이용하는데 출퇴근 시간의 남부순환로는 거대한 주차장이나 다름없다”며 “강남순환도로가 생기면 통행료 부담이 있더라도 당연히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로구 구로동 한일공인 관계자 역시 “이 지역에서는 전철을 이용하지 않는 한 자영업자 외에는 강남 출퇴근이 어렵다고 봐야 한다”며 “강남순환도로가 뚫리면 강남에 직장을 둔 주택수요도 어느 정도 늘어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강남순환도로는 중소ㆍ벤처기업들이 줄지어 입주하고 있는 구로ㆍ가산 디지털단지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주로 강남에 기반을 뒀던 IT업체들이 디지털단지로 넘어오고 있는 상황이어서 강남 접근성이 좋아지면 ‘탈(脫) 강남 러시’에도 더욱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