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부동산신탁업계 위기 원인

부동산신탁업계 위기 원인 은행서 단기자금 빌려 무분별 사업 부실초래 한국부동산신탁이 부도기로에 처하면서 부동산신탁업계에 위기감이 팽배하고있다. 너나할 것없이 경영난을 겪고있는 상태에서 한부신 사태는 다른 신탁사들에게도 신뢰성 추락등 악영향을 미쳐 자칫 부동산신탁업계의 존립마저 위태로운 상황을 맞을수 있기 때문이다. 6개 신탁사중 한국부동산신탁ㆍ코레트신탁 등 2개사는 청산ㆍ분할될 운명이고, 대한토지신탁은 제3자에게 매각될 처지에 놓여있다.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다른 신탁사 역시 신규 개발신탁은 엄두도 못내고 분양자금관리 등의 대행업무만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신탁업계를 살리기 위해선 각 업체의 강도높은 구조조정 단행과 함께 신탁사에 수신기능을 부여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어떤 상태인가 부동산신탁사는 한국부동산신탁(한국감정원 자회사)ㆍ코레트신탁(한국자산관리공사 자회사)ㆍ한국토지신탁(한국토지공사 자회사)ㆍ주은신탁(주택은행 자회사)ㆍ대한토지신탁(대한주택보증 자회사)과 생명보험협회가 출자한 생보신탁등 총 6개 회사다. 이중 한부신과 코레트신탁은 자본잠식 상태에 놓여있다. 한부신은 총부채가 7,729억원으로 지난 99년 27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코레트신탁도 99년 886억원의 손실을 기록했으며 3,700여억원의 부채를 안고 있는 상황이다. 코레트신탁은 지난해말 채권단이 더 이상 영업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회사분할로 가닥을 잡아 신탁사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상태다. 나머지 신탁사 역시 재무재표상으론 흑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개발신탁 등의 신규영업은 엄두도 못내고 있는 상황이다. 한토신 정도가 부동산금융상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정도다. 그외 신탁사는 고작해야 분양대금ㆍ공정감독 등 관리업무만 수행하고 있다. 최근들어 부동산신탁의 '꽃'인 개발신탁은 단 1건도 수주하지 못했다. 대한주택보증 자회사인 대한토지신탁은 공기업 구조조정 차원에서 내년중 매각될 운명에 놓여 있는 등 부동산신탁업계가 사면초가에 빠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왜 이렇게 됐나 현행 구조상 부동산신탁사는 자금난을 겪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는 부동산신탁사를 둘러싼 비합리적인 금융구조 때문이다. 신탁사가 건설회사등 위탁자와 개발신탁계약을 맺으면 자사명의로 금융권으로부터 총 사업비의 50% 이내에서 돈을 빌려온다. 문제는 이들 자금 대부분이 단기라는 점. 은행 빛은 단기에 갚아야 하고, 개발사업은 장기간에 걸쳐 진행돼 개발이익 환수 전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수 밖에 없어 분양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경영난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지난 91년에 설립된 한부신ㆍ코레트신탁은 이런 방법으로 종금사로부터 돈을 빌렸고, IMF 한파가 터지면서 부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됐다. 또 이들 회사는 철저한 사업성 분석도 없이 개발신탁 사업 수주에 열을 올려 부실을 차초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 같은 금융구조는 예나 지금이나 다름없다. 때문에 우량 신탁사도 몇개 사업장에서 부실이 초래되면 연쇄반응을 일으켜 신탁사 전체부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대토신 인수를 추진중인 다국적부동산컨설팅업체 CB 리차드 엘리스 한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선 신탁사가 제 기능을 수행키란 거의 불가능해 매입 포기를 검토중이다"고 말했다. ◇돌파구는 없나 우선 신탁업계의 뼈아픈 자구노력이 급선무다. 부실 사업장은 과감히 정리하고, 신탁사 인력 또한 소수정예로 재편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신탁사의 무분별한 수주방식 또한 사라져야 될 폐단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와함께 신탁사의 수신기능 허용 방안도 검토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행법상 부동산신탁사는 일반인으로부터 자금을 모을 수 없게 돼있는데 낮은 금리로 장기저리의 자금을 조달해 안정적인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선 수신기능 허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종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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