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3천900억대 사기범 변인호씨 중국서 체포

인터폴 적색수배…이르면 내년 초 소환

3천900억원대 금융 사기로 1심에서 징역 15년을선고받은 뒤 2심 재판을 앞두고 중국으로 도피한 변인호(48)씨가 도주 6년2개월 여만에 현지에서 체포돼 강제송환된다. 법무부 관계자는 30일 "변씨가 8월 말께 중국에서 공안에 체포됐으며 강제 송환을 위해 중국 사법당국에 범죄인 인도청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법무부는 변씨 체포 직후 중국 사법당국에 긴급인도구속을 청구했으나 3개월째 중국 측의 답변이 없어 조만간 정식으로 범죄인인도청구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인터폴에 적색수배자로 오른 변씨는 이르면 내년 초 송환될 것으로 보이며 송환뒤 형법상 도주죄 등으로 추가기소될 전망이다. 그러나 중국 사법당국이 중국 국내법을 위반해 구금 중인 변씨를 석방할 경우,신병을 인도받을 수 있는 길이 사라지게 된다. 변씨는 1996년 1월 유령회사를 설립, 폐기 처분된 집적회로(IC) 등을 고가의 컴퓨터 부품인 것처럼 허위 수출입 서류를 꾸며 시중은행으로부터 수출대금 등으로 2천300여억원을 가로채는 등 3천900억원대 사기 행각을 벌인 혐의로 1997년 11월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변씨는 1998년 12월 구속집행정지로 풀려난 뒤 한양대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아오다 1999년 1월 병원을 빠져나가 5개월 뒤 위조여권을 이용해 중국으로 밀항했다. 1999년 3월 열린 항소심은 궐석으로 진행된 끝에 징역 15년 원심이 확정됐다. 당시 변호사 H씨, 경찰, 구치소 직원, 여행사 직원 등 12명이 변씨 도주를 도와 무더기로 구속기소되기도 했다. 변씨는 80년대 초 서울 J대를 중퇴하고 중소 전자업체에 근무하다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누나의 일을 도와주면서 경매ㆍ주식시장에 발을 들여놓았다. 1993년부터 서울 용산전자상가에 ㈜J&B 등 5개 업체를 차려 반도체 수출을 하면서 한때 거금을 손에 쥐기도 했으나 그 이후에는 특별한 재력과 배경 없이 무일푼으로 사업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변씨는 96년 반도체 가격이 급락해 손해를 보고 한보 어음에 손을 댔다가 1997년 1월 한보철강 부도로 260억원의 빚을 지자 본격적인 사기행각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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