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외환시장 "박승 총재 개입발언 2% 부족"

금통위후 기자회견중 970원대 중반까지 밀려<br>'고강도 처방' 기대감 무산 반응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원.달러 환율 급락에 대해 개입 의사를 거듭 밝혔으나 외환시장은 오히려 의도와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박 총재는 12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외환시장에서 교란요인이 작동할 때는 정부와 협력해 이를 바로 잡아주는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최근의 원.달러 환율은 다른 나라에 비해 지나치며 일시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밝혀 시장개입 필요성이 있음을 내비쳤다. 그러나 박 총재가 시장개입 의사를 밝히는 동안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오히려 더 떨어지는 현상이 벌어졌다.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이날 6.60원이나 급락한 978.00원에 장을 시작한 뒤 970원대 후반에서 공방을 벌였으나 박 총재의 발언이 나오면서 한때 973.80원까지 급락했다. 환율은 회견이 끝난 뒤 다소 상승하는 듯 하더니 이후 다시 하락폭을 키워가며 오후 1시30분 현재 전날보다 무려 10원이나 떨어진 974.6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에 대해 시장전문가들은 박 총재의 발언이 이미 정부 당국자에 의해 수차례 언급된 내용인 데다 오히려 당장은 개입하지 않겠다는 뉘앙스가 시장에 더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실제로 박 총재는 "정상적인 시장기능을 존중한다는 데 정부와 한은이 뜻을 같이 하고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시장교란의 확실한 증거를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혀당장 개입할 의사가 없음을 시사했다. 더욱이 이광주 한은 국제국장도 보충발언을 통해 "외환시장이 굉장히 민감하게반응하고 있지만 시장이 원활하게 작동하면 조만간 균형수준으로 회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한 것도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했다. 결국 중앙은행 총재로서 외환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엄청난 만큼 원론적인발언을 할 수 밖에 없다는 한계를 감안하더라도 이날 발언은 당장 고강도 처방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실어준 셈이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금통위는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며 "이날 환율 급락은 기본적으로 매도세가 계속 쏟아진데 따른 결과이나 당국의 개입의지가 부족함을 확인한 것도 또 다른 요인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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