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민중미술 '현실과 발언' 30주년 회고전

인사아트센터에서 29일부터 대규모 회고전

미술품은 장식품과는 다르다. 작품에는 사회적 주장과 실천 의지가 담길 수 있다. 군부독재 시절이던 1980년 10월. 당시 미술 형태와 화단의 풍조를 반성하며 20여명의 작가들이 미술동인 ‘현실과 발언’(이하 현발)을 일으켰다. 미술회관(현 아르코미술관) 지하 전시실에서 창립전이 예정됐지만 전시 작품의 정치 비판 수위로 돌연 취소를 통보받았다. 이후 동산방화랑에서 당시 박주환 사장의 도움으로 창립전이 열렸고 이들은 1980년대 민중미술 운동의 중심에 놓이게 됐다. 그러나 1985년 민족미술협의회의 창립, 1986년 핵심작가 중 하나였던 작가 오윤의 작고 등으로 ‘현발’의 동력이 약화되면서 1990년 공식 해체됐다. 존속했다면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은 현발의 대규모 회고전이 오는 29일부터 인사동 인사아트센터 전관에서 열린다. ‘현실과 발언 30년-사회적 현실과 미술적 현실’이라는 제목으로 현발 당시의 작품과 해체 이후 작업의 변모과정을 살피는 자리다. 김준기 대전시립미술관 학예실장, 김지연 학고재 디렉터 등 젊은 기획자 5명이 공동 기획했다. 창립전에 참여한 김건희와 김정헌, 노원희, 민정기, 성완경, 손장섭, 신경호, 심정수, 윤범모, 이청운, 임옥상, 정동석의 작업을 비롯해 이후 현발에 합류했던 강요배와 박불똥, 박세형, 박재동, 안규철, 이태호가 참여해 현발 활동 당시의 작업과 이후의 작업까지 적게는 5~6점씩부터 많게는 10점 정도를 출품한다. 작고한 창립전 멤버 오윤(1946~1986)과 백수남(1943~1998)의 작품은 따로 유작전 형식으로 진행된다. 한편 민중미술은 시장에서의 성공보다 ‘배고픔’을 택했음에도 불구하고 2000년대 들어 5~10배 이상 가격이 치솟았다. 작가들의 다양한 형식적 실험의 노력, 미술이 갖는 사회ㆍ역사적 의미에 대해 미술시장도 가치를 인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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