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참석을 위해 베트남을 방문중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7일 숙소인 대우호텔에서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와 정상회동을 갖고 북핵과 고구려사, 양국간 실질관계 발전등 공동관심사에 대해 논의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이날 저녁 9시30분(한국시간 밤 11시30분)부터 45분간 계속된 회동에서 지난해 중국을 방문했을 때 합의한 한중간 전면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내실화를 위해 고위인사의 교류확대 및 제반분야에서의 협력 강화를 희망했다고 정우성(丁宇聲) 청와대 외교보좌관이 전했다.
이에 대해 원자바오 총리는 2003년 양국의 신정부 출범이후 한중관계의 발전을 평가하고, 향후 10대 경협사업의 내실있는 추진과 향후 5년내 교역량 1천억달러 조기 실현을 위해 상호 노력하기를 희망했다.
노 대통령은 또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차기 6자회담이 조기에 개최되기를 희망하고 이를 위해 중국측이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계속해 주기를 요청했고, 원자바오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이 긴요함을 강조하고상호 노력하자는 입장을 표명했다.
또 양국간 쟁점현안인 고구려사 문제에 대해 노 대통령은 이 문제가 양국 정부간 구두 양해사항의 성의있는 이행을 통해 원만히 해결되기를 촉구했고, 원자바오총리는 이 문제로 양국관계가 손상되지 않도록 상호노력해 나갈 것을 희망했다.
원자바오 총리는 또 양국간 교역불균형 문제의 시정과 최근 중국의 시장경제 지위 인정문제에 대한 한국측의 지지를 요청했다.
이와 관련, 노 대통령은 양국간 교역을 확대 균형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가겠으며 시장경제 지위에 대해서는 중국측의 각별한 관심을 감안해 진지하게 검토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노 대통령은 양국관계의 건전한 발전을 통해 동북아 지역이 평화와 번영에 공동 기여할 것을 기대했고, 원자바오 총리는 북핵의 평화적 해결을 포함한 동북아 안정과 번영, 그리고 한.중.일 3국 협력 심화를 통한 동북아지역 협력 촉진을 위해 상호 노력해 나가기를 희망했다.
원자바오 총리는 또 "지난 8월 자칭린(賈慶林)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政協) 주석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환대를 받았다고 들었다"면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당시 자칭린 주석을 통해 서한을 보냈는데 이번에도 안부를 전하더라"고 말했다.
이날 회동은 원자바오 총리가 이날 오후 4시께 제안해 전격적으로 이뤄졌으며,노 대통령과 원자바오 총리의 회동은 지난해 10월 7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고이즈미 총리와 3국 정상회담을 가진 후 꼭 1년만의 일이다.
이날 회동은 특히 일본 정부가 이번 ASEM 기간에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일본 총리와 원자바오 중국 총리간 회담을 추진했으나 중국측이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에 반발, 무산된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을 끌었다.
(하노이=연합뉴스) 조복래 김범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