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국세청,상속·증여세법 시행령 개정/신종사채이용 변칙증여 제동

◎신주인수권 넘겨 재산이전/결손법인 부동산 고가매입/3자 우회증여등 과세대상에이르면 오는 10월말부터 신종사채를 이용, 재벌기업 대주주와 그 자녀 등 특수관계인 사이에 만연돼온 변칙증여에 제동이 걸린다. 정부가 상속 및 증여세법 시행령을 개정, 신종사채를 발행하면서 주식을 취득할 수 있는 전환가격 등을 주식가액(시가)보다 부당하게 낮거나 높게 책정, 특수관계인에게 이익을 이전시키는 행위에 대해 증여세를 부과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국세청과 증권당국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주주가 특수관계인에게 주식을 대량으로 증여한 사례는 삼성, 대한항공, 농심 등 재벌그룹 계열사를 중심으로 57개 기업 3천3백억원(증여일 종가기준)에 이른다. 정부는 특히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교환사채(EB)를 전환사채(CB)와 마찬가지로 증여의제대상 신종사채에 포함시키고 최초 인수때 얻는 이익에 대해서도 세금을 물리기로 했다. 예를 들어 발행주식수 5백만주인 비상장법인 P사가 전환사채 57억4천만원(주식수 1백6만여주)을 발행하여 대주주 A의 아들인 C에게 시가(7천원)보다 훨씬 싼 5천4백원에 전액 인수시켰을 경우 C에게 17억원의 증여이익에 대한 세금을 물리겠다는 것이다. 개정된 시행령의 주요 내용을 사례별로 살펴본다. ▲유상증자시 신주인수권을 이용한 이익에 대한 과세확대 A사가 유상증자를 하면서 신주의 인수가액을 구주의 실제가치(증자후 주당가치 4만원)보다 높은 5만원에 발행하고 주주인 갑이 신주 5천주에 대한 인수권을 포기, 특수관계에 있는 정이 인수한 경우 정은 갑의 신주인수권 포기로 5천만원에 상당하는 주식가치 상승분을 증여받은 셈이므로 증여세(5백만원)를 물어야 한다. 현행 제도는 신주의 인수가액이 구주의 실제가치보다 싸게 발행, 갑이 실권을 하고 정이 이를 인수한 경우에만 정에게 증여세를 물리고 있다. ▲결손법인을 이용한 변칙증여 방지 결손법인에 주식을 저가로 양도하거나 결손법인으로부터 부동산·주식을 고가로 매입, 결손법인 지배주주 등의 주식가치가 실질적으로 상승해도 증여세를 물게 된다. 현재는 결손법인의 지배주주 등과 특수관계에 있는 자가 결손법인에게 부동산을 저가로 양도, 지배주주 등의 주가가 올라갔을 때만 증여세가 부과된다. ▲제3자를 개입시킨 특수관계자간 변칙증여 방지 주주 A가 주식을 아들 C에게 싼 가격으로 넘기기 위해 특수관계인이 아닌 친구 B를 개입시키는 경우다. A가 비상장주식 5만주(시가 3만원)를 친구 B에게 1만8천원에 넘기고 B가 얼마후 친구 아들인 C에게 주당 2만원에 이를 매각했다면 C는 5억원(주당 1만원)을 증여받은 셈이므로 이에 대한 증여세를 물어야 한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근거조항이 있었지만 구체적인 과세조항이 없었는데 정부는 이번 시행령 개정을 통해 과세규정을 명확히 했다.<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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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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