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라 해도 틈새상품은 있기 마련이다’
부동산 투자자들이 금언처럼 여기는 말 중 하나다.
정부가 강남권 재건축 등 집값 잡기에 모든 행정력을 총동원하면서 부동산 투자의 대명사로 여겨졌던 아파트에 대한 투자매력이 줄고 있는데다 토지 역시 돈이 될만한 곳은 대부분 투기지역으로 묶여 거래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여건 속에서도 투자자들은 꾸준히 새로운 틈새상품을 찾아 나서고 있다.
바로 상가다. 아파트에 비해 안전성은 떨어지지만 상권이 발달할 경우 높은 투자수익과 임대수익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 상가 투자의 매력이다. 특히 지난달말부터 상가에 대해 후 분양제가 도입되면서 사기 등 위험요소가 그만큼 줄어들면서 시중 부동자금의 새로운 투자처로 부각되고 있다.
◇상가투자 리스크 줄어든다= 지난달 23일부터 시행된 상가 후분양제는 과거 ‘굿모닝시티’같은 크고 작은 상가 사기분양으로부터 선의의 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다.
후분양제 대상은 바닥 연면적이 3,000㎡(907평)를 넘는 대형 상가로, 앞으로 단순한 사업허가나 분양공고만으로 투자자를 모집할 수 없으며 골조공사의 3분의2 이상을 마친 이후에야 분양에 나설 수 있게 된다.
사업자는 일간지에 분양가ㆍ입점예정일을 명시해 분양광고를 해야 하며 사업장 출입구에 신고번호를 고시해야 한다. 이 같은 절차를 위반할 경우 사업자는 최대 3년 이하 징역 또는 3억원 이하의 벌금을 물게 된다. 다만 분양광고를 한 후 미분양 면적이 3,000㎡에 미치지 못하거나 미분양비율이 50% 미만이면 수의계약을 통해 분양할 수 있다.
연면적이 3,000㎡를 넘는다고 무조건 후분양제를 하는 것은 아니다. 대지소유권을 확보하고 신탁계약이나 분양보증을 받아 착공신고를 한 후 시ㆍ군ㆍ구청으로부터 분양신고필증을 받으면 선분양이 가능하다. 이 분양보증은 어디까지나 해당 상가의 시공 승계등에 한정되므로 당초 사업주와 맺은 임대수익 보장 등은 보증의 대상에서 제외된다.
◇테마상가가 트랜드= 90년대 중반 이후 선보이기 시작한 테마상가는 동대문 등 기존 상권의 모습을 완전히 바꾸면서 이제는 상가분양의 트랜드로 자리잡고 있다.‘모여야 잘된다’는 상권 형성의 원칙을 적용한 새로운 분양기법인 셈이다. 이에 따라 건설업체들은 저마다 차별화 된 테마를 앞세운 상가를 서울 등 대도시 지역에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외국인 전용 서비스드레지던스 업체인‘바비엥’은 서울 논현동에 명품 홈 인테리어 테마상가‘삼성홈 데꼬레’를 분양중이다. 지하철4호선과 전철1호선 환승역인 창동 민자역사에 들어서는 ‘투비스타’는 드라마 ‘슬픈연가’의 테마공간을 갖춘 테마상가를 지향하고 있다.
SK건설 역시 영등포에 4,000여평 규모의 대형 워터파크를 갖춘 테마상가 ‘룩스’를, CM건설은 경기 용인시 성복동에 스포츠를 주제로 한 ‘데이파크’를 분양중이다. 복합상가 역시 서울을 중심으로 꾸준히 공급이 이뤄지고 있다.
송촌종합건설이 서울 강서구 염창동에서 옛 염창종합시장을 재건축하는 ‘송촌스페이스향’을 분양중이며, CJ개발은 강동구 성내동에서 4,000평 규모의 강동CJ나인파크를 공급하고 있다.
이밖에 우림카이저팰리스(성북 종암), 대성스카이렉스(종로 견지), 로얄팰리스(강남 삼성) 등 서울시내 주요 주상복합내 상가들도 최근 봄 분양시장에 뛰어들었다.
◇안정성이 제1조건이다=대형 상가들이 잇따라 공급되고 있지만 투자자들로서는 가급적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업체마다‘확실한 임대수익 보장’을 내세우고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광고문구’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상가114 유영상 소장은 “대형 쇼핑몰은 최근 워낙 공급 물량이 많은데다 수익성이 검증되지 않은 만큼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며 “입지여건 못지않게 입점 시점의 경기여건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테마상가의 경우 투자 초보자들로서는 정확한 투자수익성을 분석하기 힘든 만큼 최소한 몇 가지 기본적인 사항은 염두에 둬야 한다.
우선 시행사의 능력을 확인해야 한다. 믿을만한 업체라야 부도 등에 따른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단순 테마상가 보다는 다양한 연령층의 소비자를 유인할 수 있는 복합기능의 쇼핑몰이 유리하다. 해당 상가가 지역적 특성과 부합하는지도 체크 포인트. 지역과 어울리지 않는 상가는 그만큼 인지도가 낮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장사할 사람이 많은’ 곳이어야 한다. 투자자만 잔뜩 줄 서고 정작 전문 상인들이 외면하는 곳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초보 투자자는 500~600가구규모 단지내 상가 관심을
상가 투자는 리스크가 큰 만큼 일반인들이 선뜻 테마상가나 복합상가에 투자하기는 그리 만만치 않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위험이 낮은 아파트 단지내 상가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상가 자체가 크게 활성화풉穗?힘들지만 안정적인 배후단지를 끼고 있는데다 투자금액도 상대적으로 높지 않기 때문이다. 단지 내 상가를 고를 때도 체크 해야 할 점은 많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단지규모. 500~600가구 정도는 돼야 한다.
평형대 역시 매출에 영향을 미친다. 40~50평형대의 중대형 아파트 보다는 20~30평형대 중ㆍ소형평형으로 구성된 단지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평형이 클수록 구매력이 커 주로 백화점이나 대형할인점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상가가 단지 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커서도 안돼 상가면적이 가구 당 0.3평이 넘지 않는 게 좋다.
무조건 단지 정문에 있는 상가가 좋다는 편견도 버려야 한다. 중요한 것은 주민들의 동선이기 때문이다. 주민들의 이동이 잦은 출ㆍ퇴근이나 등ㆍ하교길목에 자리잡은 상가가 유리하다.
단지내 상가의 모양은 정방형 보다는 주민들의 동선을 따라 길게 늘어선 모양이 좋다. 어쩔 수 없이 정 방향의 상가를 택해야 한다면 뒷편에 자리잡은 점포는 가급적 피해야 한다.
업종은 단지 규모에 맞게 정하되, 가능한 주변 상가들과 중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500가구 정도의 단지라면 부동산ㆍ비디오대여점ㆍ세탁소ㆍ제과점ㆍ미용실 등이 비교적 유리하다.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라면 중ㆍ소형 슈퍼마켓이나 태권도학원 등도 성공 가능성이 높은 업종이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할 때 주공아파트 단지내 상가들은 초보자들이 쉽게 접근해 볼만하다. 대부분 30평형대 이하의 중소형평형으로 구성돼 있고 택지개발지구로 어느 정도 단지규모도 갖추고 있어 상대적으로 위험부담이 적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