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김종창 금감원장 "親시장 감독, 선도 힘드네"

개혁 지침에 내부 볼멘소리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3월 취임 직후부터 ‘시장ㆍ고객친화 감독’을 내세우며 감독 패러다임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지만 정작 이런 지침이 뿌리를 내리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김 원장은 “피감독 회사에 대한 고압적 자세에서 친근하고 부드러운 자세로 전환함으로써 컨설팅 같은 감독이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김 원장은 자신의 감독 지침이 제대로 실천될 수 있도록 불시에 보험사와 은행의 검사 현장을 방문해 금융회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검사역의 태도를 조사하고 있다. 금감원은 오는 23일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금감원 비전 선포식’을 가질 예정이다. 역대 원장과 금융소비자단체도 초청해 금감원의 감독 지향점을 제시하고 임직원들의 동참을 독려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금감원 내부적으로는 가뜩이나 구조조정 등으로 업무 부담이 늘어났는데 “사기를 꺾어 놓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를 여기저기서 나오는 상황이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금융시장의 위험 요인을 면밀히 점검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는데도 인력과 시간이 부족한 마당에 왜 이런 전시성 행사를 갖는지 모르겠다”며 볼멘 소리를 냈다. 이처럼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 불만이 제기되자 금감원은 14일 이례적으로 시장ㆍ고객친화 감독의 의미 등을 담은 김 원장의 임원회의 지시 사항을 보도자료로 배포하기도 했다. 금감원은 이날 자료에서 “시장ㆍ고객 친화적인 감독 방식은 자세와 태도를 부드럽게 해 금융회사 및 시장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라며 “법규 위반 등 잘못을 하고서도 저항하는 경우 또는 시장질서 문란행위에 대해서 느슨하게 대응하겠다는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이어 “여론을 들어보면 아직 감독ㆍ검사 관행의 뚜렷한 변화를 찾아보기 어렵고 본부장부터 팀장에 이르는 간부의 자세와 마인드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의 한 고위 관계자는 “아직 건수 위주 감독 등 문제점이 있어 임직원에게 감독의 자세와 태도 변화를 요구하는 것인데 이 같은 뜻이 잘 전달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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