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 품질관리·디자인·유동성 개선 강조"이익을 내지 못하면 현대자동차도 흡수ㆍ합병(M&A) 될 수 있다."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회장은 3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현대자동차 월례조회에서 "현대차는 브랜드 이미지나 품질면에서 많이 발전했지만 여전히 역부족인 측면이 많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정 회장은 2일에 이어 이날도 현대차가 선친(고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법통을 이어받아 현대정신을 계승ㆍ발전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해외 언론과 모터쇼에서 현대차에 대한 찬사로 약간 자만심에 빠져 있다"며 "협력업체 문제나 품질관리, 디자인, 유동성 확보 등에서 아직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익을 남겨 재력을 갖춰야 적대적 M&A에 대해 방어전을 펼 수 있고 퇴출도 막을 수 있다"며 "수년전까지 우리와 활발하게 협력했던 미쓰비시가 왜 다임러 크라이슬러에 합병됐는 지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익을 내는 것이 최우선이며 3~4년 내리 적자만 내면 현대차도 해외업체에 합병될 수 있고, 합병되면 하청업체로 전락해 연구개발(R&D) 분야 등도 파산하고 국민의 생활의 질도 떨어지게 된다"고 경고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를 벤츠ㆍ혼다와 비교하면서 "현대ㆍ기아차는 302만대 생산에 34조원의 매출을 올리는데 벤츠는 고작 100만대 생산에 매출은 비슷한 규모이고, 혼다는 생산은 현대차보다 20만~30만대 적으면서도 매출은 60조원으로 2배에 가깝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계열분리를 준수하고 공정위의 법을 지키며 과거처럼 현대그룹과 협조하거나 지원하는 일도 없다"며 현대와의 '단절'을 분명히 했다.
한편 정 회장은 "싼타페가 품질ㆍ디자인면에서 경쟁력을 갖춰 해외에서 호평을 받고 있어 연산 16만대 규모를 25만대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임석훈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