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무슨 대회야?'
2007 시즌이 개막되자 미국PGA투어를 두고 팬들이 혼란에 빠졌다. 생소한 이름이 너무 많아졌기 때문.
2~3개 대회의 타이틀 스폰서가 바뀌는 것쯤은 통상 관례였지만 올해는 14개 가량의 대회 이름이 바뀌었다. 최경주가 지난해 10월에 우승했던 크라이슬러 챔피언십은 템파베이 챔피언십으로 이름이 달라졌고 일정도 3월로 당겨졌다.
PGA챔피언십이후 8월 중순부터 이어지는 12개 대회 중에는 무려 8개 대회의 이름이 달라졌다. 이 때문에 팬들은 지난해 우승자를 보고 어떤 대회였는지를 눈치 챌 정도.
현지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골프 마케팅 문화가 변하고 새로운 기업군에 골프대회 스폰서에 합류하면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국 기업의 골프마케팅 문화는 '보다 적극적으로, 또 구체적으로' 변화했다. 관례상 개최지 이름을 내세워 대회이름을 지은 뒤 비용은 모두 대는 자선 차원의 수비형 마케팅에서 자사 상품이나 브랜드를 강조해 대회 이름을 짓는 공격형 마케팅으로 전환한 것.
지난 7년 동안 메르세데스 챔피언십으로만 치렀던 시즌 개막전이 메르세데스-벤츠 챔피언십으로 '벤츠'를 삽입한 것도 이런 차원. 웨스턴오픈은 BMW챔피언십으로, 아니카 소렌스탐이 출전했던 콜로니얼대회는 크라운플라자 인비테이셔널 콜로니얼로 달라졌다.
공격적 골프마케팅의 선두에는 대형 물류 회사인 페덱스가 있다. 시즌 내내 진행되는 페덱스컵 시스템 덕에 페덱스 로고는 연간 PGA투어 각 대회에 붙게 될 예정이다.
골프 마케팅에 적극 나선 미국의 새로운 기업 군은 호텔업계와 금융업계. 세계적으로 6,300개 체인 호텔을 가진 윈덤 월드와이드가 그린스보로 대회의 타이틀 스폰서가 됐고 크라운플라자호텔도 콜로니얼 대회 주최사가 됐다. 금융업계에서는 영국계 은행인 바클레이스와 보험회사인 트레블러스 등이 눈에 띄는 회사들이다.
한편 '벤츠' 브랜드를 대회명에 넣고 치르는 2007 PGA투어 개막전인 메르세데스 벤츠 챔피언십이 4일밤(한국시간)부터 나흘동안 하와이 카팔루아 플렌테이션코스(파 73)에서 펼쳐진다. 최경주를 비롯해 지난해 투어 우승자 34명만 출전하며 스튜어트 애플비의 4년 연속 우승여부가 가장 관심을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