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유통가 포커스] 카드사 주유할인 '출혈' 결쟁

할인폭 2배까지 이용할수록 손해주유소가 신용카드사들의 최대 격전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정 제휴카드에 국한됐던 주유할인 서비스가 최근에는 자사 카드 전체로 확대되고 있다. 할인금액도 1ℓ당 20원선에서 35~40원까지로 2배 가까이 늘어났다. 1ℓ당 50원까지 깎아주는 카드도 나와 있다. 서비스 범위도 확대돼 특정 정유사가 아니라 국내 4대 정유사 모두에서 할인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카드 상품도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주유할인 서비스의 경우 시장점유율이 낮은 정유사를 위주로 전개돼 왔으나 이번 달 들어서는 업계 1, 2위인 ㈜SK와 LG칼텍스정유 등과 제휴한 서비스가 앞 다퉈 선보이고 있다. 그야말로 카드사들의 '주유소 할인작전'이 본격화하고 있는 셈이다. 정유사 관계자들은 최근 카드사마다 다양한 제휴안을 들고 와 협상을 제시하는 통에 이들의 제안서를 검토하는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고 말하고 있다. 가두모집이 금지되고 경쟁이 심해지고 있는 카드사들이 눈에 확 띄는 서비스를 제시하기 위해 정유사들에게 매달리고 있는 형국이다. 카드사에게 유리하게 협상이 진행될 리가 없다. 카드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금까지 주유할인서비스의 경우 카드사와 정유사의 비용 부담이 50 대 50 정도였으나 최근에는 70 대 30 정도로 카드사 부담이 크게 늘어났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의 주유할인 경쟁은 카드를 많이 이용할수록 손실이 늘어나는 출혈 양상을 보이고 있다. 주유소의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은 평균 1.5%선으로 1ℓ당 1,300원을 기준으로 할 때 카드사들이 챙기는 돈은 20원도 채 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1ℓ당 40원을 깎아주면 정유사 부담분으로 감안해도 손해가 뻔하다. 여기에다 카드 결제 때마다 지불해야 하는 부가가치망(VAN) 이용료, 전산비용 등을 감안하면 1ℓ당 10원 가량의 손해가 불가피하다는 게 카드사들의 분석이다. 카드사들이 손해를 무릅쓰면서까지 주유할인에 매달리는 것은 주유카드가 지닌 매력 때문. 결제금액 기준으로 볼 때 주유소는 음식점과 1, 2위를 다툴 정도로 카드 회원들의 이용이 많다. 또 주유카드는 항상 지갑에 넣어 다니기 때문에 메인카드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여기에다 현금할인 방식으로 카드 고지서가 날라 올 때마다 회원들이 할인 혜택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카드사 관계자들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주유할인 서비스의 할인폭과 혜택을 경쟁사보다 늘리는 출혈경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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