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아테네 올림픽도 빚더미?

그리스 8兆5,000억 투입 입장권은 절반도 못팔아…올림픽委만 돈방석 눈총

‘올림픽은 밑지는 장사(?)’ 오는 13일 개막하는 아테네 올림픽의 개최국인 그리스가 공사비 등으로 빚이 더욱 늘어 울상이다. 그리스는 이 빚을 잘 해결하지 못할 경우 국가 신용등급까지 떨어질 곤란한 지경이다. 올림픽 개최국들은 전세계인의 축제를 통해 이미지를 높이고 올림픽특수에 따른 경제활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그리스 뿐 아니라 대다수의 개최국들이 잔치가 끝난 후 불어난 재정적자와 그에 따른 다른 분야에 대한 투자기회상실로 경제적으로 오히려 어려움을 겪는 일이 상례화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올림픽위원회는 돈방석에 앉고, 개최국은 빚더미에 앉는다는 비난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스는 이번 아테네올림픽에 약 60억유로(8조5,000억원)를 투입했다. 그리스인구가 1,100만명인 점을 감안할 때 1인당 약 545유로를 부담한 셈이다. 테러 위협 때문에 보안관련비용이 12억 유로(지난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의 6배)나 들어간 것이 당초 예상보다 더 큰 댓가(?)를 치르게 했다. 그러나 이렇게 돈을 쏟아붓긴 했지만 얼마나 좋은 결실을 맺을 지는 회의적이다. 그리스 국내총생산(GDP)의 18%를 차지하는 관광은 올림픽을 앞두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테러위협 때문에 크게 늘지 않고 있다. 7월말까지 경기장 입장권 판매가 절반에도 못 미치고 호텍객실 예약률도 10%에 그치고 있다.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올해 그리스의 국가부채가 당초 263억유로에서 400억유로가 될 것으로 수정했다. 그리스는 유럽연합(EU)에서 이탈리아에 이어 2번째로 나라빚이 많은데, S&P는 이 때문에 올림픽이 끝난 후 그리스의 신용등급이 현재의 ‘A+’에서 한 단계 낮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올림픽개최로 투입한 비용을 만회하지 못하고 나라빚이 더 늘어날 경우 그리스의 올 성장률은 3%대로 지난해의 성적 4.3%를 크게 밑돌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코노미닷컴의 폴 게스트는 “그리스의 성장률은 올해 3.9%로 떨어지고 내년에는 2.6%까지 둔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유럽중앙은행(ECB)가 조만간 금리인상을 단행할 전망이어서 그리스의 나라빚증가속도는 더 빨라지고 상대적으로 재정압박에 따른 성장둔화는 더욱 심해지지 않을까 염려되고 있다. 서울올림픽이나 월드컵축구를 개최한 우리나라가 스포츠이벤트로 재미를 못봤듯이 올림픽을 개최한 나라들 대부분이 잔치비용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지난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을 치른 스페인도 정부와 자치단체가 60억달러가 넘는 빚을 떠안았고, 76년 몬트리올 올림픽의 캐나다나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의 호주 역시 막대한 재정적자로 고통을 받았다. 특히 호주는 1만5,000명이 거주하도록 지었던 올림픽단지와 스포츠시설을 활용하지 못해 ‘유령마을’로 전락했다. 관광객은 2년만에 25%나 줄어 당시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던 호텔들이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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