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지방은행의 약진 "서울 안 부럽데이~"

부산·대구銀 대출성장률<br>10%넘어 市銀보다 높아


요즘 부산은행과 대구은행 사람들은 속된 말로 신바람이 났다. 서울에 본점을 둔 시중은행들도 부럽지 않다. 시중은행에 대한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대출규제가 진행되자 지방은행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대출 성장률만 따지면 시중은행을 단연 압도한다. 여기에 지역경제가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활기를 띠는 곳들이 늘고, 특히 해운대 등을 중심으로 부동산경기 상승국면이 지속되면서 지방은행의 '약진'은 계속되고 있다. 16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방은행의 쌍두마차인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의 올해 대출성장률(원화 기준)은 각각 12.92%, 10.65%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은행권 평균을 크게 웃도는 수치이며 외환은행에 비해서는 두 배 이상 높다. 특히 부산은행의 경우 지난 2010년에도 원화대출이 12.92% 상승해 2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은행권의 올해 대출성장률은 평균 7.3% 수준이다. 시중은행 가운데서는 하나은행이 7.7%로 대출성장률이 가장 높을 것으로 전망되며 신한(7.1%), 국민(7.0%), 우리(6.6%), 외환(5.3%) 등이 뒤를 이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지방은행의 대출성장 속도가 빠른 이유는 크게 세 가지. 일단 지방은행은 특정지역을 기반으로 한다는 특수성 때문에 가계대출 압박에서 한발 벗어나 있다. 지방은행이 대출을 해주지 않으면 지역민은 고금리를 물어야 하는 제2금융권을 찾을 수밖에 없다. 지방은행 입장에서는 가계대출을 늘릴 수 있는 명분이 된다. 지방 경기가 수도권보다 나은 점도 영향을 미쳤다. 부산의 경우 올해 청약을 실시한 대부분의 사업장들이 순위 내 마감될 정도로 부동산경기가 호황을 맞고 있다. 지역기반 사업인 자동차ㆍ조선ㆍ화학업종들의 시설투자도 활발하다. 특히 지방은행은 중소기업대출 의무 할당량이 시중은행보다 높아 대출수요를 적극적으로 흡수하고 있다. 지방은행의 경우 현행법상 중기대출이 총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60%까지 맞춰야 한다. 반면 시중은행은 45%이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문제가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가계대출 부문을 규제하고 있지만 지방은행은 중기대출을 활로로 삼아 자산성장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부산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지금 문제가 되는 것은 가계부채이지 기업대출 부문에는 이상이 없다"며 "부산지역은 공단에서 시설투자가 계속 이뤄지고 있고 부동산시장도 온기를 띠고 있는 등 경기가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지방은행의 약진은 내년에도 계속될 듯하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지방은행은 가계대출 및 카드 부문 비중이 작아 규제 이슈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데다 기업대출 여력도 크다"며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지방은 주력 제조업체인 자동차ㆍ철강 등의 성장을 바탕으로 경기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지방은행의 대출성장률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자산건전성에는 이상징후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금융당국 대출규제의 핵심은 가계대출을 연착륙시키자는 것"이라며 "일부 대출성장이 가파른 지방은행을 개별적으로 체크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별다른 이상동향은 없다"고 전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