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이라크 저항세력 수법 갈수록 다양화

이라크 저항세력의 공격 대상이 이라크 내 친미 세력 등으로 무차별적으로 확산되고, 그 수법도 지능화 다양화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알 카에다 등 이슬람 테러 단체의 `라마단(이슬람 금식월) 대공세`가 적어도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징후가 농후해지면서 미국과 세계각국은 이라크 안팎에서 이중고를 겪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테러 단체들이 이라크 전 이후 급속히 퍼져온 반미, 반 서방 정서를 자양분으로 알 카에다 식 `테러의 일상화`를 기도하고 있다는 분석마저 나오고 있어 테러 확산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미군 헬기를 잇따라 격추해온 저항세력은 22일 바그다드 공항을 이륙한 DHL 소속 화물기 에어버스 A300을 향해 러시아제 스트렐라 지대공 미사일로 공격했다. 엔진에 불이 붙은 화물기는 인명 피해 없이 비상착륙 했으나, 첫 민간 항공기 격추 시도라는 점에서 다국적군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바그다드 북부 바쿠바와 칸 반 사드 경찰서 2곳에서는 연쇄 자폭 공격이 감행돼 18명이 숨지고 50여명이 다쳤다. 이라크 경찰은 저항세력에게 친미파로 낙인 찍혀 최근 두 달간 모두 50여명이 숨졌다. 특히 이날 폭탄차량 탑승자들은 경찰로 위장, 미군의 삼엄한 경계망을 손쉽게 뚫었다. 21일 당나귀 수레를 이용한 로켓포 공격을 가해 `하이테크 미군`을 농락했던 저항세력의 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지는 것이다. 잇따른 테러와 경고 21일 이란 테헤란 주재 영국 대사관은 폭탄 공격을 받아 건물 일부가 불탔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20일 터키 이스탄불의 영국 영사관과 HSBC 은행 자폭 테러가 발생한지 하루 만에 이뤄진 공격이어서 영국은 경계수위를 높여야만 했다.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중심가의 인터콘티넨탈 호텔도 로켓포 공격을 받았다. 테러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알 카에다 대변인이라고 밝힌 한 남자는 21일 사우디아라비아 신문 알 마잘라에 보낸 메시지에서 “라마단이 끝나는 이번 주부터 내년 2월 중순까지 테러를 준비하고 있는데 2월 중순 폭군의 머리를 신에게 바칠 것”이라며 초대형 테러를 예고했다. 같은 날 테러조직 아부 하프즈 알 마스리 여단도 미국을 따르는 영국 이탈리아 호주 일본 등을 목표로 한 테러를 경고했다. 각국의 경계 태세 미 국무부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테러 경계령을 발동하면서 테러조직들이 이라크 파병 여부와 상관없이 무차별적으로 자살폭탄, 비행기납치 등의 테러를 감행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특히 화물기 등을 이용한 댐 등 기간시설 공격 가능성과 다중이용시설을 향한 생화학 테러 가능성을 우려했다. 일본도 아프가니스탄 주재 공관 등 취약지역에 대한 경계수위를 높였고 영국 등 유럽 각국과 터키는 테러 예상 지역의 진입로 차단 등 예방 조치를 한층 강화했다. 하지만 대증요법적인 처방으로는 확산일로에 있는 테러를 막을 수 없을 듯 하다. 이집트의 이슬람 전문가 디아 라쉬완은 “알 카에다가 국제 이슬람 운동으로 변신하고 있다” 는 분석을 내놓으면서 테러가 일상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현 국제 이슬람 운동은 알 카에다의 이념을 공유하지 않으나 오사마 빈 라덴식 행태를 닮아가고 있다”며 “20일 이스탄불 테러를 저질렀다고 알려온 제보자가 이슬람 교도는 혼자가 아니라고 주장한 점을 상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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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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