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글로벌 이동통신사업자들이 노인층을 타깃으로 한 전용폰과 이통상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22일 KT경제경영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해외 통신사업자를 중심으로 고령층에 최적화된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인 그레이트콜은 지난 2006년 4월 삼성전자와 합작으로 버튼 3개로 노인에게 필요한 모든 기능을 제공하는 실버 전용 휴대폰 '지터벅(Jitterberg'과 전용요금제를 출시했다. 미국 최대 이통사인 버라이즌와이어리스도 2007년 '유티스타콤(UTStarcom'과 제휴, 노인에 필요한 기본적인 기능만 갖춘 전용 단말 '쿠페'를 내놓았고, AT&T와 스프린트넥스텔 역시 비슷한 기능의 폰과 요금제를 선보였다. 일본은 NTT도코모에서 '라쿠라쿠폰', KDDI에서 '간단휴대폰', 소프트뱅크모바일에서 '실플폰' 등 전용 휴대폰과 1,000엔대의 요금제를 선보이며 실버 잡기에 나선 상태다.
미국과 일본 이통사의 이러한 행보는 65세 이상 고령층의 휴대폰 보유율이 50%가 채 안 되는 반면, 이동통신에 대한 필요성은 갈수록 늘어나면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실버 전용폰과 요금제가 없다는 게 KT경제경영연구소의 평가다. 삼성전자의 '오리진폰'과 LG전자의 '와인폰'이 거론되기는 하지만 이는 노인층을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기능을 단순화한 데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김수진 KT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은 "국내 50대 이상 휴대폰 보급률은 아직 낮은 편이며, 노인들의 경우 보조금 부담이 적고 네트워크 과부하 우려도 없다"며 "실버 전용 단말 기획, 전용 요금 구성, 사용상 편의 지원 등 통신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