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더이상 농업이 FTA 발목 잡아서는 안된다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예상되는 농어업 분야의 피해를 보전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대폭 강화된다. 정부는 19일 FTA에 따른 피해보전을 대폭 현실화한 '농어업 등의 경쟁력 강화 종합대책'을 한미 FTA 여야정협의체에 보고했다. 주요 내용을 보면 재정지원 규모를 22조1,000억원으로 종전보다 1조원 늘린 것을 비롯해 피해보전직불제도의 발동기준과 보전비율도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대상품목도 키위ㆍ시설포도 등 2개에서 모든 품목으로 확대했으며 직불제도 시행기간도 당초의 오는 2017년 말에서 2021년 6월 말까지로 대폭 늘렸다. 피해보전대책을 확대함으로써 국내 농수축산업의 피해를 최대한 줄이는 한편 체질개선과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 것이 이번 대책의 핵심이다. 무엇보다 축사와 과수, 원예전문단지 시설 등 농어업 핵심 인프라에 대한 자금지원을 2조2,000억원에서 4조원으로 2배 가까이 늘림으로써 농업의 경쟁력 기반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피해보전직불제도의 시행시기를 4년반 더 연장하기로 한 것이나 수입증가로 피해를 받는 품목에 대한 피해보전직불제도의 실적이 없는데도 발동기준과 보전비율을 올린 것은 만일의 경우에 대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강조할 것은 막대한 지원자금을 제대로 집행함으로써 제때 피해보상이 이뤄지도록 하고 나아가 농어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점이다. 이번 대책은 피해보상의 범위를 대폭 완화했기 때문에 피해내용 부풀리기 등에 악용될 소지가 없지 않다. 과거 한ㆍ칠레 FTA의 경우 피해 과수농가에 대한 예측이 잘못돼 지나치게 많은 지원금이 책정되는 등 예산낭비가 적지 않았던 경험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더 중요한 것은 농어업 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FTA의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농어업 분야에 대한 각종 지원이 대폭 확대되는 만큼 이제 한미 FTA 비준을 서둘러야 한다. 아울러 중국ㆍ일본과의 FTA 논의도 속도를 냄으로써 명실상부한 'FTA 허브 국가'의 실현을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농어업 분야가 더 이상 FTA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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