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외국인 채권 팔아 주식으로 갈아탄다



글로벌 경기회복과 함께 외국인들이 국내 채권시장에서 대규모로 매도에 나서면서 주식시장으로 이동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채권가격이 고점을 찍었다는 인식인 반면 주식시장은 랠리를 지속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0일 현재 외국인들의 국내 채권 보유잔액은 77조605억원으로, 11월말에 비해 3조1,204억원이 줄었다. 그동안 만기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보유잔액이 소폭 감소한 경우는 있었지만 불과 10일만에 3조원 이상 줄어든 것은 올들어 처음이다. 채권업계에서는 외국인의 채권보유 감소현상이 주식 등 위험자산으로의 이동 조짐으로 해석하고 있다. 채권 금리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져 투자 메리트가 감소한 상태에서 선진국을 중심으로 경기 회복조짐을 보이자 수익성이 떨어지는 채권을 팔고 주식으로 갈아타고 있다는 것이다. 채권 시장금리는 올들어 지속적으로 하락, 수익률은 국고채 3년물 기준으로 지난주 한때 2.89%까지 내려갔다. 월간 평균치도 12월 3.11%로, 역시 사상최저인데 전월에 비해 0.29%포인트나 낮다. 채권 수익률이 더 이상 낮아지기 힘들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는 것이다. 반면 최근 들어 경기회복 전망이 강해지면서 증시가 랠리를 펼치고 있어 여기에 외국인들도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동성 장세와 함께 내년에는 특히 실적장세가 펼쳐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증시가 힘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12월 들어 13일까지 1조6,000억원을 증시에서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 11월 한달간 순매수 규모(2조1,00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인들은 올들어 국내 증시에서 모두 20조3,530억원을 사들였다. 외국인들은 최근 코스피지수가 2,000포인트에 육박하는 상황에서도 전혀 개의치 않고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채권시장에서 주식시장으로의 자금이동은 미국에서도 두드러지고 있다. 경제지표 개선 등의 호재로 지난 주말 국고채 10년물 수익률이 3.32%를 기록, 지난 한주 동안에만 0.31%포인트 급등했다. 이는 자금들이 안전자산인 채권시장에서 나와서 주식 등 위험자산으로 이동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선진국과 이머징마켓으로 동시에 주식자금이 유입되고 있는데 이는 미국 등의 금리급등에 의한 선진국 채권자금 이탈과 맞물리고 있다”며 “채권시장에서 빠져나온 돈이 글로벌 주식 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제의 회복세가 당초 전망보다 강해지는 가운데 유동성은 여전히 풍부할 것으로 보이고 특히 국내 기업실적 개선에 맞춰 한국의 프리미엄이 더 부각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동욱 현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제의 회복세가 강해지면서 한국의 프리미엄이 더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며 “주식 비중이 늘면서 채권 대비 주식의 저평가 현상도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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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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