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채권시장 풍향계] 금리하락 이어져 '단기 추세전환'

공 동 락 하나대투증권연구원

채권시장에서 매우 가파르게 금리가 하락하고 있다. 지난 주말 지표물인 국고채 5년물 수익률은 5.40%를 기록해 지난해 11월 말 6.09% 대비 거의 0.7%포인트 빠졌다. 그 동안 채권시장 주변에 상존하던 모든 악재가 일거에 호재로 변한 듯한 기세를 보이며 랠리가 이어졌다. 국내 요인 뿐만 아니라 미국발(發)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까지 가세하면서 강세 흐름에 기름을 부었다. 불과 2개월도 안 되는 짧은 기간 동안 전혀 달라진 분위기에 시장 참가자들 스스로가 놀랄 정도다. 무엇보다 외국인들의 적극적인 매수가 가장 인상적이다. 지난해 연말 외화자금 부족으로 인해 적절한 시장 대응을 하지 못했던 흐름에서 벗어나 강하게 매수 드라이브를 걸며 분위기를 선도했다. 매력적인 금리 수준이라는 시장 안팎의 평가에도 불구하고 주도적인 매수 세력이 존재하지 않아 주춤할 수 밖에 없었던 지난 연말 상황과는 흐름이 명확히 달라졌다. 주도적인 매수 세력의 등장 뿐만 아니라 주도 섹터가 번갈아 가며 변하고 있다는 점도 최근 강세 분위기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먼저 국고채 지표물을 중심으로 강세를 보이다가 적정 수준에 비해 스프레드가 확대됐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다른 주변물이나 만기별로 매기가 확산되고 다시 지표물이 강해지는 선순환 구조가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그 동안 거래 유동성이 부족해 관심을 받지 못했던 통안채, 채권 약세의 진앙지로 꼽히던 은행채로 차츰 매수 저변이 넓혀지고 있다. 이중에서도 특히 은행채는 불과 며칠 만에 수요자 위주에서 발행자 위주로 발행 패턴의 변화를 보이며 금리 급등의 진앙지란 오명을 순식간에 불식했다. 또 단기금리의 대표격인 CD금리가 3개월 여만에 하락세로 전환, 시장 분위기 반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미국의 채권시장 랠리도 국내 시장에는 상당한 영향력으로 인식되고 있다. 주택경기 위축이 미국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는 조짐을 나타내며 연일 공격적인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가 쏟아졌고 어닝시즌을 즈음하여 대형 금융기관들의 서브프라임 관련 대규모 손실 상각 뉴스가 가세하며 채권 랠리를 가속화했다. 채권시장을 압박하던 은행채 부담, 외화자금 경색 등 일련의 악재들이 실마리를 찾아가면서 일단 단기적인 추세 전환의 시그널은 분명히 확인되고 있다. 다만 현 금리 수준이 별다른 테스트 과정을 거치지 않고 빠르게 하락했던 만큼 일정 기간이나 폭 만큼 숨고르기의 개연성은 여전히 상존한다. 또 현재와 같이 단기간에 걸친 금리 속락은 지난해 4ㆍ4분기와 같은 변동성 확대 국면과 추세적인 강세 전환 가능성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급변동의 가능성을 계속해서 열어둘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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