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 조선서 벌어진 2,853건 범죄지도

■ 민이 법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유승희 지음, 이학사 펴냄


전통시대 사회상에 대해서 쓴 글은 많다. 정치와 경제, 전쟁, 문화에 이어 최근에는 일반인들의 현실생활 자체에 초점을 맞춘 글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면 범죄는 어떨까. 예나 지금이나 범죄라는 것은 사회의 가장 밑바닥을 표시한다. 조선시대에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민이 법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18~19세기 조선 사회의 범죄사례를 바탕으로 당시의 사회적 특징과 갈등 양상을 살펴봤다. 19세기라면 조선말 정치ㆍ경제적으로 왕조말기적 현상을 보이면서 극도로 혼란스러울 때다. 책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백성들은 법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법이 공정하지 않아 지킬 필요가 없고 지킬 수도 없었으며 어기고 처벌받아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 사회와 비교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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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당시 조선의 수도 한성부(서울)에서 일어난 사죄(死罪), 즉 사형에 처해지는 범죄를 중심으로 당시 백성들의 생활상을 보여준다. 살인, 강도, 과실치사, 폭행치사, 절도, 위조, 자살, 방화 등 일상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범죄다. 민란이나 변란 등 정치적 사건은 뺐다.

책은 1752년(영조 28년)부터 1910년까지의 국정을 기록한 일기인 '일성록'을 텍스트로, 사죄에 해당하는 2,853건의 전국 범죄 현황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인구의 도시집중에 따른 도시 빈민층의 경제적 불안정, 상업발달에 의한 배금주의 만연과 빈부격차 심화, 그리고 정부의 억압에 대한 신흥 중산계층의 반발을 볼 수 있다. 역사가 현재의 거울이라면 과거 범죄의 기록으로부터 지금 범죄의 예방책을 찾을 수도 있지 않을까. 1만7,000원.


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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