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푸른 지구'를 위한 선택

얼마 전 신문에서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 우리나라에서는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던 고래상어가 파도에 떠밀려와 숨졌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아열대 지역에 사는 고래상어가 부산까지 온 이유는 무엇일까. 혹시 지구상의 기후 변화 때문은 아닌지 생각해본다. 지구온난화 문제와 관련해 최근 영국에서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요즘과 같은 기후 변화를 방치할 경우 이로 인한 처리 비용이 약 9,300조원에 육박하고 제2차 세계대전이나 1929년의 대공항 때보다 더 큰 경제적 손실을 가져올 것이라고 한다. 세계은행 부총재를 지낸 니콜라스 스턴경이 작성한 이 연구보고서는 지구온난화 문제를 비용 측면에서 세밀히 분석, 세계인의 관심을 모았다. 지구온난화 해결은 국가적 문제 지구온난화는 대기에 쌓이는 공해 물질로 인해 태양열이 지구 밖으로 방출되지 못해 생기는 것으로 그 폐해는 실로 심각하다. 빙산이 녹고 태풍이나 집중호우, 사막화 등 기상 이변을 초래한다. 인류가 경제발전에 정신이 팔려 환경 보존에 소홀했던 대가를 톡톡히 치르는 셈인 것이다.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이유는 국제적 공조가 필수적이라는 데 있다. 지난 97년 일본 교토에서 열린 제3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교토의정서’가 채택됐고 미국ㆍ일본ㆍ유럽연합(EU) 등 의무이행대상국 38개국은 오는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90년 수준보다 평균 5.2% 줄이기로 했다. 세계 9위의 이산화탄소 배출국인 우리나라는 2008년부터 시작되는 첫번째 의무감축국에는 빠졌지만 다음 번 의무감축국에 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산화탄소배출권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면 공장 가동까지도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니 이 문제는 더 이상 환경의 문제만이 아닌 경제 문제이며, 국가적 문제로 떠오른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일은 무엇인가. 수년 내에 획기적인 친환경에너지가 개발된다면 좋으련만 풍력ㆍ태양력 등 신재생에너지만으로 늘어나는 에너지 수요량을 감당하기는 턱없이 부족할 터이니 아무리 둘러봐도 현실적 대안은 원자력밖에 없다. 지구온난화 원인의 60% 이상은 이산화탄소 배출에 있는데 원자력발전은 가동 중 이산화탄소 배출이 거의 없다. 게다가 다른 에너지원에 비해 발전 원가가 현저히 저렴하다. 82년부터 지난해까지 물가는 193% 상승한 반면 전기요금은 3.3% 오르는 것에 그친 데는 원자력발전이 큰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장점으로 세계 각국은 원전 건설을 서두르고 있다. 미국은 15기의 원전 건설을 신청했고 유럽에서는 핀란드가 지난해 원전 건설을 중단한 지 10년 만에 신규 원전 공사에 착수했다. 에너지 소비 대국인 중국도 2020년까지 30기의 원전을 추가로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세계가 원자력발전에 주목하고 있듯이 더 이상 원자력은 ‘막연히 두려운’ 존재가 아닌 것이다. 원자력은 이용 방법에 따라 우리 생활에 엄청난 편의를 제공하기도 한다. 불치병인 암 치료를 위해 방사선이 활용되고, 식중독 방지를 위해서도 방사선이 역할을 톡톡히 수행한다. 환경보전위해 원자력 활용을 우리나라는 지난해 세계 평균 원전이용률인 79.2%를 훌쩍 뛰어넘는 95.9%의 이용률을 달성, 원전 운영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이것은 우리 원전이 얼마나 안전하고 믿을 만한지를 나타내는 것으로 세계 6위의 원전 설비 보유국으로서 그 위상에 걸맞은 운영기술을 보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금 시점에서 우리 삶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에너지 문제와 관련해 지구 환경을 보존하며 우리 자손들에게 ‘맑은 하늘’과 ‘푸른 숲’을 물려주기 위한 방안은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보면 역시 원자력발전 말고는 현실적 대안이 없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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